메뉴닫기

전체메뉴

Quick Menu

Quick Menu 설정

※ 퀵메뉴 메뉴에 대한 사용자 설정을 위해 쿠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뉴 체크 후 저장을 한 경우 쿠키 저장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언론속의 국민

왜 우리 대신 나토와 G-7이 북핵을 걱정하는가?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1.06.23
  • 조회수 369

한국 대신 걱정하는 나토와 G-7

북핵을 회피하는 정부

직무유기 아닌가?

제발 북핵에 대비하라

 

ⓒ게티이미지


한국 대신 걱정하는 나토와 G-7


2021년 6월 14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하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향한 전적인 지지를 다시금 강조한다”고 밝혔다. 부시(아들) 행정부에서부터 채택해온 북핵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을 유럽의 동맹국들이 지지한 셈이다.

 

이보다 하루 먼저인 6월 13일(현지 시각)에는 G-7(주요 7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에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포기(CVIA)를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폐기(D: dismantlement)’라는 단어 대신에 ‘포기(A: abandonment)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역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G-7 공동성명에서는 “모든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관련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과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고 납치 이슈를 즉각 해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이번 G-7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 받아 참가하였다. 과거에 초청 받은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크게 부각될 사항은 아닌데도, 정부에서는 연일 현 정부의 성공처럼 홍보하였다. 그러나 이전에 안보를 중요시하는 정부들이었다면, G-7에 초청 받은 사실보다는 그 회의에서 참가한 후 물밑 작업을 통하여 북핵에 대하여 단호한 입장이 공동성명에 포함되도록 노력했다고 보고할 것이고, 그 공로를 자랑할 것이다. 한국이 가장 불안해 하는 북핵문제 해결에 유럽 국가들이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엄청난 성과 아닌가?

 

북핵을 회피하는 정부

 
그러나 현 정부의 인식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매우 다르다. 정부는 나토국가들이나 G-7국가들이 북핵 문제에 대하여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을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남한은 초청국일 뿐이어서 공동성명 작업에 참여하지도 않고, 서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공동성명의 내용이 현 정부와는 무관함을 해명하고 있다. 정말 이상한 정부 아닌가?

 

그렇다면 현 정부에게 묻고자 한다. 북핵은 누구의 문제인가? 미국의 문제인가? 유럽의 문제인가? 이번 공동성명에서 말하는 북한이 한반도의 북쪽에서 휴전상태로 남쪽과 대치하고 있으면서 1950년에 무력통일을 위하여 6.25전쟁을 발발하고(곧 그 72주년이다), 지금도 핵무력을 증강하여 남북통일을 앞당기고자 하는 그 북한이 아니라는 말인가?

 

미국의 랜드(RAND)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이 2021년 4월 13일 발표한 공동보고서에 의하면 그 북한은 2020년 현재 67-116의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이고, 매년 12-18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2027년에 이르면 151-242개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북한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남한이 북핵 위협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는가?

 

더군다나 북한은 2021년 1월 개최된 제8차 당 대회를 통하여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여 북한 주도의 통일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하였다. 조만간 남한에 대하여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잠수함,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다(多)탄두 미사일을 개발하여 미 본토 공격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보호해주지 못하도록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을 지원할 경우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의 확장 억제만 제공되지 못하도록 하면 남한은 바로 북한 것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에 미련을 갖고, 북핵위협에 대한 대비에는 전혀 노력하고 있지 않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하여 2018년부터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2번의 미북 정상회담을 하였지만 그 동안에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기는커녕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대시켰지만, 여전히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화와 협상을 추구하더라도 철저한 북핵대비는 병행해야 할 것인데 어떤 이유인지 현 정부는 전자에만 올인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북한 정부는 현 문재인 정부와 말 자체를 섞고자 하지 않는다. 남한으로부터는 어떤 지원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북한과 대화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를 북핵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인가? 현 정부가 남은 1년 동안 북핵 해결을 위한 복안 자체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은 임기동안 북한이 도발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심산 아닌가?

 

직무유기 아닌가?


지금까지도 그러하지만, 남은 1년 동안에 아무런 북핵대비 조치도 강구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는 심각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인데, 가장 심각한 위협이 북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전혀 강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안보이다. 인간이 국가를 형성하게 된 것은 경제적인 분업이나 경제규모를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자기의 것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한 사람이 지키기 어려우니까 두 사람이 힘을 합치고, 두 사람으로도 부족하니까 열 사람이 힘을 모았고, 그렇게 해서 국가의 단위로 확대된 것이다. 안보만 해결되면 국민들은 국가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러한 국가의 본질적인 의무인 안보를 방치한 채 시간을 흘러 보내고 있다. 직무유기 아닌가?

 

안보의 중요성은 우리 헌법에도 반영되어 있다. 헌법에서 대통령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 제66조 2항인데,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라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이 지향하는 바가 ’안보‘ 아닌가? 그래서 대통령에게 국군통수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대통령의 이러한 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안보는 전혀 도외시한 채 임기종료까지 무사하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제발 북핵에 대비하라


평화를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평화를 말한다고 하여 평화는 오지 않는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만으로는 대화에 의한 문제를 보장할 수 없다. 역사를 통하여 지속되고 있는 격언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라는 말이다.

 

G-7과 나토 국가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국가들이다. 그들은 역사를 통하여 위 격언이 진리임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래서 냉전이 종식되었음에도 여전히 동맹을 결성하고, 세계 도처의 안보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그들의 분명한 입장을 천명하고, 필요하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한국이 G-7에 초청받을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고 왜곡하여 자랑만할 일이 아니다. 한국이 G-7회의에 참가할 정도로 자주적인가를 자문해봐야 한다. 자신의 안보문제를 방관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걱정하도록 하는 것을 자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한국은 가만히 있고, 미국, G-7, 나토 국가들이 북핵이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걱정해주는 것이 현 정부가 주장하는 자주의 모습인가? 북핵 위협을 스스로의 힘으로 막고자 노력하는 것이 자주 아닌가?

 

며칠이면 6.25전쟁 72주년이 된다. 1950년에도 당시 남한 정부는 전쟁대비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고 큰소리쳤었다. 그러한 대비소홀을 파악한 후 북한은 승리를 확신한 채 기습공격을 감행했고, 그 이후 3년 동안 한민족은 전쟁의 참담한 비극을 몸으로 체험하였다. 지금도 이렇게 북핵 대비를 하지 않으면 북한의 기습적인 핵공격을 유발하지 않겠는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면 한민족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에게 촉구한다. 전쟁대비, 북핵대비 좀 하라. G-7국가와 나토 국가들이 북핵을 걱정하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온갖 방법으로 노력 해봐도 안보 특히 북핵에 대한 현 정부의 무(無)관심, 무(無)전략, 무(無)조치를 이해할 수 있는 논리는 찾지 못하겠다. 북핵으로부터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제발 설명해주라.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