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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中 정풍운동, 우월·피해의식서 비롯" / 윤경우(중국학부) 교수

  • 작성자 고은나라
  • 작성일 21.09.29
  • 조회수 565

윤경우 국민대 교수


중국 정부가 연예계와 팬덤을 향한 규제인 정풍운동(整風運動)에 나선 배경에는 중화사상에서 비롯된 우월의식과 서구 열강에 당한 피해의식인 우환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풍운동은 K팝을 비롯한 한류를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한국 연예계에 미칠 파장은 물론 한중 양국민의 정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동북아역사재단 북방사연구소가 24일 ‘한중 문화 충돌 원인과 해결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학술 토론회에서 윤경우 국민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최근 국내외 유명 연예인과 팬덤을 향해 규제의 칼날을 세우는 원인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이중성을 꼽았다. 윤 교수는 “극도의 배타적 행태를 보이는 중국의 내면에는 오랜 세월 동아시아 패권을 누려온 중화사상에서 발로한 우월의식, 아편전쟁 이후 역사적 굴욕 경험에서 비롯된 우환의식이라는 두 가지 모순된 의식이 자리한다”며 “여기에 중화민족 부흥을 향해 21세기 강국의 꿈을 키우는 과정에서 생겨난 초조함이 한데 섞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강박관념과 불안한 욕구로 인해 중국인들은 자국에 대한 외부의 태도에 대해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것이 사이버 공간에서 확산되는 중국 민족주의의 특징이며 사이버상에서 표출되는 반한(反韓) 정서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한국 아이돌 팬클럽을 정조준하는 중국 정부의 정화운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함께 잘살자’는 의미의 ‘공동부유(共同富裕)’를 화두로 내걸고 정풍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인터넷 감독 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이달 초 팬덤 문화를 정화하겠다며 아이돌 팬클럽을 단속해 15만 건 이상의 글과 사진·영상을 삭제하고 계정 4,000여 개를 폐쇄 또는 일시 정지시켰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의 아이돌 추종 문화는 한국이 근원’이라며 정화운동 대상으로 한국 아이돌을 지목한 바 있다.


윤 교수는 “한국 연예인들이 무질서한 팬덤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라는 인식의 이면에는 아이돌 팬클럽이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를 독점해 중국 정부 정책 노선의 선전이 가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새로운 규제로 한국 콘텐츠를 비롯한 외국 문화 진입에 제재를 가하면서도 자국 문화의 해외 진출은 공격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중국 대외 문화 정책은 국제사회에서 또 하나의 패권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경우 국민대 교수가 24일 온라인 학술 토론회에서 중국 정부의 정풍운동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북아역사재단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