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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디자인 파노라마] 인공지능 디자인, 기술과 디자인의 공존 / 주다영(디자인사이언스학과) 교수

  • 작성자 고은나라
  • 작성일 22.02.04
  • 조회수 931

2022 디자인 파노라마 ④_주다영 국민대 부교수(조형대학 AI디자인학과·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편집자주] 인공지능이 4차 산업의 주된 요소인 지금, 디자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디자이너에게 인공지능은 악재인가, 호재인가. 이번 주 <디자인 파노라마>에는 인공지능 디자인 전문가인 주다영 국민대 교수가 디자인계의 미래를 진단한다.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디자이너, 인공지능을 도구로 쓰는 디자이너,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나 제품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미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CES 2020’에서 발표한 신개념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허브(Hub)를 연결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미지=현대자동차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혹은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4차 산업혁명(Fo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이 발표된 후, 세계는 급격히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WEF의 의장인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는 이 새로운 산업혁명이 우리 주변의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적 세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하고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기술들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가상세계에서 현실을 반영하고 동일시하며, 인체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증기기관의 발명, 대량생산혁명, 디지털혁명을 거친 이전과 제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근본적으로 다를까? 아마도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온라인 기반에서 모든 사용자 간의 끊임없는 연결과 재생산이라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지능화 세계라는 점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그간 발을 딛고 있던 지면 혹은 땅에서 벗어나 물리적 장벽을 넘어 허공에 존재하며, 전 세계가 동시에 연결되고 잠을 자는 동안에도 재생산될 수 있는 ‘만물초지능혁명’의 세계에 살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자인 패러다임의 변화

이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인 요소기술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클라우딩 기술, 로봇,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인터넷, 빅데이터, 공유경제 및 크라우드소싱, 3D 프린팅, 첨단소재, 생물공학, 신에너지 등이 제시되고 있다. 디자인 패러다임도 변화를 같이해 상업미술의 정립부터 디자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의 발전, 컴퓨터에 의한 디자인의 변화를 거쳐 이제 디자인 고유의 개념과 역할에 혁신과 변화가 필요해졌다. 디자인은 제품, 서비스, 미디어 등의 플랫폼에 따른 대중에의 전달방식뿐 아니라, 기획, 제조, 생산, 판매에 걸쳐 다양하게 표출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산업의 발생, 플랫폼, 생산방식, 판매방식의 변화가 일어나 결국 디자인 또한 함께 변화하게 된 것이다. 덧붙여 위에 언급한 신기술들은 근본적으로 연결성과 무한 재생산 등의 특징을 갖고 그 기반에 인공지능 유관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디자이너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게 되었다.

 

미래 디자인은 전통 디자인의 진화된 확장판

인공지능과 전통적 디자인이 융합돼 발생한 새로운 산업들은 디자인산업 분야와 신산업 분야에서의 대표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다. 이 새롭고 확장된 디자인산업 분야들은 ‘인공지능 기반 디자인’으로 통칭하고 있으며, 디자인 분야에서 인공지능 및 신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통적인 디자인은 모두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가? 이것은 디자인 외 많은 학문 분야와 산업에서 공통으로 고민하는 화두다. 미래의 디자인은 전통적인 디자인의 확장이며, 그 확장은 디자인에 대한 관점이 미의 창조에서 타 산업, 기술, 비즈니스 및 타 디자인 분야와의 융합에 기반하는 확장의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레고 블록을 끼워 맞추는 방식의 물리적인 결합보다 형태와 형질이 바뀌는 화학적 결합에 가까우며, 이러한 결합 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디자인이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장점과 특성을 뽑아 신기술과 타 분야에 접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으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이를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 혁신 재고의 엔진 역할”이라고도 표현한다.

 


출처='디자인에 대한 관점의 변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PD리포트, (2018)
 

인공지능 시대, 디자이너의 역할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라야나 나델라(Satya Narayana Nadella)는 2020년과 지난해에 걸쳐 “평소라면 2년 걸릴 디지털 혁신이 코로나19로 단 2개월밖에 안 걸렸다”라며 “10년 내 클라우드에 5가지 큰 진화가 온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이래로 산업은 급격한 재편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그러한 노력보다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재난 요인이 전 세계에 비대면이라는 강제적 조건을 들이밀어 디지털 전환을 가속시켰다.

 

언택트 환경에서 더 많은 데이터의 유통과 가공이 필요했고, 전염병이라는 새로운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 또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들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고, 무인, 비대면 서비스와 유통이 발달했다.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디자인이 필요했고, 현실이 아닌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AR, VR, XR, 홀로그램, 가상인간 등의 필요성이 영상 산업뿐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군에서 크게 대두됐다.

 

전 세계가 “만물초지능혁명”을 체험한 이 시대에 디자이너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글로벌 디자인 리더들은 AI가 디자이너에게 보다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하게 하며, 발견하지 못했던 디자인을 데이터에서 발견하게 하고, 창조적 과정에 영향을 미쳐 ‘단순작업자’에서 ‘아티스트’로 변하게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창의력과 생산성을 대체하기보다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통해 생산성과 유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발언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은 단순 작업 위주의 직무에서 인간의 역할을 빼앗고 있으며,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통한 창작으로 기존의 디자인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 기술과의 공존이 필수불가결한 지금, 현재와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이제 이 세 가지의 디자이너 역할에 대해 고려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우선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디자이너, 두 번째,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나 제품을 디자인하는 세 가지 유형의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간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구현하고 갖고 놀 수 있는 디자이너 또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그 길에는 새로운 디자인 정의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또한 전하고자 한다.

 

 

주다영 국민대 부교수(조형대학 AI디자인학과·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국내 대표 엔자이너(엔지니어-디자이너) 연구자로 교육적, 학술적, 산업적으로 융합연구의 성과를 증명하는 데 주력해왔다. 전공의 경계 없이 학생과 연구원들을 선발해 최근 10여 년간 논문 160편, 특허 74건, 산학 73억 원, 수상 20회의 성과를 도출했다.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과 서비스, UXUI 개발에 기여했다. 연세대와 한양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AI디자인학과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AI디자인랩’과 ‘기술과디자인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