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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글로벌포커스] 우크라이나 침공의 숨은 승리자, 중국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 작성자 고은나라
  • 작성일 22.03.16
  • 조회수 62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해 세계 정치에서 새 챕터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챕터에서 이익을 얻은 나라도, 손해가 많은 나라도 있는데 그렇다면 제일 큰 이익을 얻은 나라는 어디일까? 중국이다.

 

중국이 얻은 이익은 크게 3가지인데 경제·정치·간접 경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경제부터 살펴보자. 러시아는 매우 엄격한 국제 제재를 받게 됐고, 서방과의 정상적인 무역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중국은 러시아의 유일한 경제적 창구가 됐다. 이 상황은 최소 몇 년, 최대 수십 년 동안 지속될 것 같아서 러시아는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정보기술(IT)과 같은 중급·고급 기술을 이제 중국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화웨이 같은 기업들은 러시아에 매우 비싼 가격으로 기술·제품을 판매할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경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래도 중국에 새로 생긴 러시아라는 독점적 시장은 쓸모가 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비롯한 러시아의 지하자원이다. 서방 측은 러시아 석유·천연가스 수입을 아직 별로 금지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수입을 많이 축소할 것이다. 서방 시장이 사라진다면 러시아가 자원을 팔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중국뿐이다. 중국에는 러시아 자원 폭탄세일 시즌이 도래했는데 이 시즌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둘째는 정치다. 몇 년 전에 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졌다. 미국은 중국을 위험한 도전자로 간주하기 시작하고 적극적인 견제를 개시했다. 중국은 팽창주의 정책으로 서방을 많이 자극했는데 미국을 비롯한 민주국가들은 중국의 굴기를 경제적·군사적·사상적 위협으로 보고 대중국 압박을 시작하면서 신냉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금 이것은 옛 역사가 되었다. 일반 전쟁이든 냉전이든 양면 전선은 가능한 한 회피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미국은 중국을 제1 위협으로 생각하고, 러시아를 쇠퇴하는 옛 강대국으로 보았다.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때문에 미국·서방은 대중국 압박을 불가피하게 많이 완화할 필요가 생겼다. 러시아의 전략적 실수 때문에 미·중 신냉전의 휴전이 올 것이다. 현 단계에서 가상적인 휴전의 조건을 알기 어려운데 아마도 미국은 중국의 인권 문제나 위구르 문제에 눈을 감고, 중국에 추가 압박을 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서방 측은 중국이 중립을 지키고 러시아를 돕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대중국 압박을 많이 완화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정전이 아니라 휴전인데 그래도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고립·약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중국은 휴식 시간이 생겼다. 그동안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확충하며 국내외에서 기반을 많이 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배웠을 교훈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매우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러시아는 군사적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됐다. 또한 서방국가들은 오래전부터 보지 못한 단결을 보여주며 러시아에 초강력 제재를 부과했다. 이것을 감안하면 중국 지도부는 대만 침공을 재검토할 필요가 생겼다. 그들이 대만 정복의 꿈을 정말 꾼다면 우크라이나의 교훈 때문에 침공을 많이 연기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세계의 변화는 한국에 어떤 것일까? 한편으로 미·중 신냉전의 휴전은 한국이 미·중 대립에 흡수될 가능성을 많이 약화시킬 것이다. 이른바 안미경중 전략은 이미 한계를 맞이했지만, 새로운 상황에서 조금 더 지속할 수도 있게 됐다. 다른 편으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에 양보를 줄 가능성이 없지 않게 됐는데, 이것은 한국에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앞에 새로운 국제 정세라는 높은 파고가 기다리고 있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