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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또다시 등장한 北 희토류 신기루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서
다시 등장한 북 희토류 개발
수십 년도 더 된 신기루 공론
투자자를 갈취하는 北 속성상
모든 대북 경협은 실패할 운명
지금 한국에서 제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다. 그런데 이번 스캔들에서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북한이 등장하는 부분이다.
검찰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북한에 850만달러 이상을 송금했는데, 그중 300만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한 요금이었고, 500만달러는 대북 경협 및 경기도를 대리한 송금이었다. 쌍방울은 특히 장래 희토류 등의 독점 사업권에 대해서 북한 측에 향후 1억달러를 지급하는 협약서도 체결했다고 한다. 필자는 보도를 보자마자 희토류에 대한 미라지(신기루)가 또 생긴 것을 느꼈다.
필자는 벌써 25년 전부터 북한에 막대한 희토류가 매장돼 있고, 개발하는 사업자는 천문학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오늘날까지 북한 희토류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가끔 만나봤다. 하지만 열망이 많았던 사업가·외교관들은 아직 희토류를 1g도 채취하지 못했다. 북한 희토류 신화(神化)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매장량이 많지 않을 수도 있고, 개발이 매우 어려운 자연환경일 수도 있으며, 순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하나뿐인데, 수많은 사람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논의했던 북한 희토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그저 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북 송금 사건이 다시 보여주듯이 한국 정치인들과 기업들은 북한과의 교류·대북 투자에 대해 여전히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쌍방울은 이재명 측을 대신해 대북 송금을 한다면, 이재명 대통령 당선 시 자신들이 이재명 정권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재벌이 될 기회로 믿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쌍방울이 자신들의 성장 전략을 북한을 중심으로 설계한 것 자체는, 남한에서 북한에 대한 착각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0년간 남북 경협의 역사가 잘 보여주듯이, 남북 경협은 남한의 후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1990년대부터 남한 기업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될 때마다 투자를 위해 북한으로 달려가고는 했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은 법인이나 개인이 사실상 하나도 없다.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0년대 중엽 대우그룹은 대북 투자에 착수하자마자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곧 철수했다. 투자를 계속한 현대그룹의 결과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대북 경협이 경제성이 없는 이유는 첫째, 북한의 태도다. 그들에게 북한과 협력하는 해외 투자자들은 무엇일까? 투자자들은 북한을 지원할 의무가 있고, 북한에서 돈을 많이 벌 권리가 없는 존재다. 외국 투자자들이 돈을 못 벌면 전부 투자자들 문제이며, 이익이 크면 북한에 바쳐야 한다는 것이 북한의 기본 태도다.
둘째, 외국 회사 대부분은 대북 투자에 대해 통제 및 경영할 권리가 없다. 개성공단은 예외적인 경우였다. 대부분의 남한·서방, 그리고 중국 사업가들까지 자신들이 투자한 공장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조차 없다.
셋째, 북한 당국은 해외 투자자들이 자기 돈으로 직접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를 기업들의 의무로 본다.
넷째, 북한 간부들 대부분에게 사업의 성패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저 즉각적인 일확천금을 꿈꿀 뿐이다. 북한의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은 곧 돈가스가 될 돼지와 별 차이가 없다.
흥미롭게도 중국과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은 상술한 북한의 특징을 이미 1960~1970년대에 잘 배웠음에도 대북 지원을 계속 행했다. 이유는 국제정치 하나뿐이었다. 남한도 만약 대북 경협을 다시 할 필요가 생긴다면 희토류에 대한 꿈을 꾸는 대신 대북 경협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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