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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승부차기와 비슷한 클러치 퍼트… 긍정적 생각하며 루틴 지켜라[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3.07
  • 조회수 286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클러치 퍼트 반드시 넣으려면

PGA 1m 이내 성공률 90%이상

우승자 가리는 퍼트는 실패 많아

2012년 김인경 40㎝ 퍼트 놓쳐

페널티킥도 연습땐 쉽게 넣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성공률 떨어져

슈팅시간 짧으면 60% 정도 성공

1∼2초 더 여유 있게 차면 80%

긍정적인 퍼팅도 성공률 20% ↑

 

 

 


중동 최초로 카타르에서 개최되었던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끝났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독 승부차기 경기가 많았다. 16강전 크로아티아와 일본의 승부차기를 시작으로 월드컵의 주인을 가리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승부차기가 있었다.


일반인의 눈에는 어린 시절부터 공을 차온 축구선수가 11m 거리에서 정지 상태의 공을 골문 안으로 차 넣는 건 무척이나 쉬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승부차기는 선수들에게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과학적으로 보면 승부차기는 공을 차는 키커보다 공을 막는 골키퍼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축구 골문의 크기는 폭 7.32m, 높이 2.44m로 골키퍼가 막아내야 할 총면적은 무려 17.8㎡(약 5.4평)에 이른다. 키커가 공을 차기 직전까지 최소한 한 발이 골라인에 닿아 있어야 하므로 미리 움직이지도 못한다.


승부차기 때 선수들의 평균 슈팅 속도는 약 시속 113㎞다. 공이 날아가 골라인에 도달하는 데 약 0.4초가 걸린다. 한편 골키퍼가 공을 보고 몸을 뻗어 막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0.65초다. 따라서 아무리 반사신경이 뛰어난 골키퍼라도 골대 구석으로 가는 공을 막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종종 골키퍼가 공을 막아내기도 한다. 키커의 평소 습관 혹은 슈팅 직전 엉덩관절이나 발목관절의 각도를 보고 공의 방향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축구의 승부차기와 골프의 짧은 클러치 퍼트는 유사한 측면이 많다. 바로 기술이 아닌 마음의 문제라는 점 때문이다. 일반적인 페널티킥의 성공률은 평균 85% 정도다. 그러나 경기 승패를 결정하는 승부차기의 성공률은 이보다 낮은 75%다. 이번 월드컵의 5차례 승부차기 성공률은 66.7%에 그쳤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1m 이내 퍼팅 성공률은 90%가 넘는다. 하지만 우승자를 가리는 중요한 순간의 짧은 클러치 퍼트는 홀을 외면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우리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퍼트 실수 장면은 2012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김인경이 놓친 40㎝ 퍼트일 것이다.


페널티킥과 짧은 퍼트는 둘 다 연습 때는 거의 100% 성공하다가도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 때문에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쉬워 보이니 넣는 게 당연하지만, 실수하면 그것으로 끝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승패의 향배가 걸린 중요한 승부차기나 짧은 퍼트를 실수하지 않고 반드시 성공시킬 비법은 없을까? 경기의 승패가 달린 승부차기나 우승을 결정짓는 짧은 퍼트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호흡과 동작 등 우리 몸의 모든 것이 평소보다 빨라진다.


일단 호흡을 느리고 깊게 하면서 의식적으로 움직임을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부차기 때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 후 슈팅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았던 선수의 성공률은 60%였다. 하지만 이보다 1∼2초 여유 있게 플레이한 선수의 성공률은 80%까지 올랐다. 퍼팅도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지 않거나 평소보다 빠른 템포로 플레이할 경우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승부차기와 짧은 퍼팅은 둘 다 플레이 직전에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시간이 많을수록 그만큼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부정적인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많다. 노르웨이 스포츠심리학자들의 승부차기 연구에 따르면 실수하면 팀이 진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한 선수의 성공률은 62%에 그쳤다. 그러나 넣으면 팀이 이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 선수의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퍼팅에서도 공이 홀로 들어가는 긍정적 상상을 한 집단이 공이 홀을 비껴가는 부정적 상상을 한 집단보다 퍼팅 정확도가 평균 20% 더 높았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