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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정구민의 톺아보기] MWC23, 추가 투자가 필요한 5G를 위한 통신사의 고민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3.30
  • 조회수 234

망 사용료에 대한 고민, 가상화 기지국 확산·오픈랜 확산 노력


5G 서비스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스마트폰으로 고화질의 콘텐츠를 즐기고, 와이파이를 대체해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5G에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5G 단독모드(Stand alone), 3GPP 릴리즈 16, 28GHz 5G, 비면허 대역 5G 등의 이슈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 측면에서도, 서비스 특성에 따라 가상 네트워크를 분할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위해서 추가적인 망 투자와 진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또한 모든 사물의 ‘초연결’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를 위한 '초저지연'을 위해서도 추가적인 망 투자가 필수적이다.


5G 망 투자의 부담은 초기부터 지적돼 왔다. 5G는 기존 4G에 비해서 주파수가 올라감에 따라 커버리지가 좁아지고, 많은 기지국의 설치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MWC19에서 싱가폴의 싱텔은 5G 통신망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400% 증가하더라도, 이동통신사의 매출은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5G 확산 이후 관련 시장의 수익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 등 서비스 업체들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망 제공자인 통신사들보다는 데이터를 쥐고 있는 서비스 기업들로 수익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또한, 통신망 설치 측면에서는 복잡한 5G 기술 등의 이유로 주요 통신망 장비 업체들의 파워가 센 상황이다.


통신사 측면의 고민과 노력은 망 사용료 징수, 가상화 기지국(vRAN, Virtual Radio Access Network)무선접속망 가상화, 오픈랜(OpenRAN) 확산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망 사용료 징수는 매우 어려운 이슈이다. 서비스 업체들에게 5G 망 확산의 부담을 분담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무선접속망 가상화와 오픈랜 확산은 통신사 측면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존 주요 업체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망 사용료 징수, 무선접속망 가상화, 오픈랜 확산은 MWC23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MWC23에서의 관련 이슈를 정리해 본다.


◆망 사용료 징수 - 통신망 제공자 vs. 서비스 제공자


MWC23에서는 첫 날과 둘째 날 기조연설에서 각각 망 사용료 징수의 필요성과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EU의 티에리 브르통 상임위원은 미래 통신 서비스의 발전을 위한 망 사용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망 사용료 논쟁은 유럽 통신사와 미국 빅테크 기업 간의 줄다리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티에리 브로통 상임위원은 단순히 유럽 통신사와 미국 빅테크 기업 간의 갈등 문제가 아니라 미래 통신 서비스의 발전을 위한 방향성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통신 서비스 투자를 위해서 서로가 협력하여 좋은 방향성을 찾아가자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유럽 통신사 CEO들도 망 사용료 부과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고속의 통신을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와 관리 비용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망 사용료 부과와 산업계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징수하게 되면, 제 2의 오징어 게임이 나올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망 사용료가 콘텐츠 및 서비스 시장의 발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U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관련 발표 [사진=MWC, 넷플릭스 ]

 


◆가상화 기지국(vRAN)을 위한 노력


vRAN은 통신장비를 가상화하는 기술이다. 기존 주요 통신장비 업체의 전용 통신장비를 범용 서버에서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은 기존 통신장비가 주요 업체들에 의해서 독점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신장비 가격이 높아지고, 새로운 기능 추가가 어려울 수 있다. vRAN은 이러한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경우 별도의 하드웨어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된다.


vRAN을 사용할 경우, 가격을 크게 절감하고, 새로운 기능 추가가 용이하고, 망 공동 구축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통신사 측면에서는 망 투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vRAN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인텔의 vRAN 장비 구성 소개 [사진=정구민 ]

 


◆오픈랜 확산을 위한 노력


오픈랜은 DU(Data Unit)와 RU(Radio Unit)으로 나눠지는 통신장비의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여 통신장비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시도이다. 통신장비에서 DU와 RU 간의 인터페이스가 정의되지 않다 보니, 통신장비 전체(DU와 RU 전체)를 한꺼번에 특정 업체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업체들의 DU와 RU가 호환되지 않는 상황을 극복하여, 많은 회사들이 통신장비 시장에 뛰어들게 하려는 노력이다. 이를 통해서 통신장비 가격을 크게 낮추고 5G 망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MWC23에서는 많은 업체들이 오픈랜 관련 기술과 장비를 전시하면서, 오픈랜이 전시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O-RAN 얼라이언스(의장 최진성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은 참여 업체들이 총 65개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MWC23에서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은 삼성전자의 오픈랜 확산을 발표하기도 했다. ETRI는 자체 개발한 RU 기술을 에프알텍과 에이디알에프에 기술이전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마비니어는 DU를 상용화하여, 도이치텔레콤 등의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픈랜에는 많은 통신장비 업체들이 시장에 들어오게 하려는 노력과 함께,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견제라는 측면도 숨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TRI의 오픈랜 기술 및 관련 업체 소개> [사진=정구민 ]

 


◆5G 망 확산을 위한 고민과 노력


망 사용료, 기지국 가상화, 오픈랜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5G 망 확산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숨어 있다. 망 사용료와 오픈랜에는 기술적인 이슈와 함께 유럽-미국, 미국-중국 간의 이슈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5G 추가 확산을 위한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미래 진화를 위한 최적의 방향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모쪼록 빠르게 변화하는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좋은 실적을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교수


◇ 정구민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네오엠텔의 창업멤버였고, 이후 SK텔레콤에서 근무했으며, 현대자동차 생산기술개발센터, LG전자 CTO부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네이버 네이버랩스의 자문교수와 유비벨록스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등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휴맥스 사외이사, 현대오토에버 사외이사, 한국모빌리티학회 수석부회장,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부회장,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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