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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1176만·564만·473만명… 조사 기관마다 ‘고무줄’ 골프 인구[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5.23
  • 조회수 343

 

 

■ 최우열의 네버 업- 네버 인 - 한국의 골프 인구는

골프장?·스크린?·연습장?

어떤 기준이냐에 따라 달라져

미국, 관련시설 이용자 모두 포함

2021년 기준 3750만명 추정

표본조사 모집단 추정에 한계

골프협, 표본 4512명에 불과

미국 골프재단, 표본 2만명 넘어

 

 

 


지난 1월 대한골프협회(KGA)에서 ‘2021 한국골프지표’를 발표했다. 한국골프지표는 대한골프협회가 한국 골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 20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조사다.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4년, 2017년, 그리고 2021년까지 총 다섯 차례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대한골프협회는 한국의 골프 인구를 1176만 명으로 밝혔다. 20세 이상 성인 중 31.5%가 골프를 치는 셈이다. 직전 조사인 2017년 636만 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이 결과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한국의 골프 인구가 생각보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실제 골프장을 이용한 사람은 483만 명에 불과하고 골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고 스크린골프만 이용하거나 실내외 골프연습장만 이용한 사람까지 모두 합친 숫자다.


어디까지를 골프 인구로 볼 것이냐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발표한 ‘유럽 골프참여 보고서 2021’에 따르면 골프 종주국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골프 인구는 1060만 명이다. 물론 골프장을 이용한 사람이 기준이다. 미국의 골프 인구는 미국골프재단(NGF)이 매년 조사해 발표한다. 과거에는 골프장 이용자만 골프 인구로 집계했으나, 2014년부터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등 골프 관련 시설 이용자까지 골프 인구에 넣고 있다. 2021년 미국 골프 인구는 3750만 명인데, 이 중 골프장 이용자는 2510만 명, 골프 관련 시설만 이용한 사람은 1240만 명이다.


한국골프지표처럼 전수조사 대신 표본조사로 모집단을 추정하는 방식은 표본추출 방법과 조사 방식이 중요하다. 한국골프지표는 3단 층화추출법, 즉 조사 대상을 모집단 분포에 따라 지역, 성별, 연령별로 구분한 다음 무작위로 추출한다. 방법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절대적인 표본 수가 4512명으로 너무 적다. 예를 들어 조사에서 가장 작은 단위인 세종시는 단 3명이 20대 남성을 대표한다. 비슷한 방법을 쓰는 미국골프재단의 표본 수는 2만 개가 넘는다.


한국골프지표가 채택한 온라인 및 모바일 조사 역시 속성상 표본이 고학력, 고소득자에 편향될 우려가 있다. 한국골프지표에서 밝힌 조사대상자 학력 분포를 보면 전체 대상자의 79.1%가 대졸 이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의 한국 고등교육 이수율 51.7%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월평균 소득 분포에서도 한국골프지표는 200만 원 미만 응답자가 조사대상자의 8.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월평균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19.9%다.


한편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도 표본 수와 조사 방법에서 신뢰도 높은 국가통계와 골프장 이용객 통계를 활용해 매년 골프 인구를 발표한다. 통계청에서 2년 주기로 시행하는 ‘사회조사’는 표본 수가 많고 조사 방법도 일대일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짝수 해에 골프장 이용 여부와 이용 횟수가 항목에 포함된다. 골프장경영협회는 매년 골프장 이용자 수를 집계한 ‘전국 골프장 이용객 현황’을 공개한다. 연구소는 골프장경영협회의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를 통계청 사회조사의 골프장 이용 횟수로 나누어 골프 인구를 계산한다. 이렇게 나온 2021년 한국의 골프 인구는 564만 명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추산 방법에도 문제는 있다. 조사 목적과 표본이 서로 다른 통계를 하나로 섞어 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원권을 가진 골퍼의 골프장 이용 횟수가 일반 골퍼보다 많아 골프 인구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다. 2021년 통계청 사회조사의 골프장 이용자 비율 10.2%를 모집단인 13세 이상 인구로 추정한 한국의 골프 인구는 473만 명이다.


대한골프협회의 1176만 명이든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564만 명이든 혹은 통계청 사회조사의 473만 명이든, 골프 관련 기업 및 유관 단체의 경영 계획과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되는 정확한 통계의 합의와 작성이 필요하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