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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사교육 카르텔 혁파와 대입개혁 과제[포럼]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자 이해인
  • 작성일 23.08.01
  • 조회수 278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언급하면서 사교육 카르텔 문제를 제기했을 때만 해도 설마 했었다. 킬러문항 하나 없앤다고 사교육이 없어지거나 교육개혁이 이뤄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메가스터디 등 연간 매출 50억 원 이상의 대형 학원들을 대상으로 한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대형 학원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업무에 참여해 수능 출제를 하거나 입시 과정에 참여했던 현직 교사들을 활용해 학원 홍보에 활용해 왔고, 그 대가로 막대한 돈을 뿌렸다. 지난 10년간 5000만 원 이상 받은 교사만 130명에 이르고, 억대 넘게 받은 사람도 60명에 이른다고 한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학원으로부터 무려 9억3000만 원이나 받았단다.

 

학원과 교사들의 이러한 행위는 대입 구조를 왜곡해 입시의 공정성을 훼손한다. 학기당 500만 원 하는 대학 등록금은 비싸다고 아우성치는 학부모들이 월 300만 원이라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줄 세우는 것은 바로 그 킬러문항 하나를 더 맞히면 명문대나 의대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력이 아니라 킬러문항의 유형과 해법을 출제자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원들은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었고, 현직 교사들도 적잖은 가외 수입을 챙겨 온 것이다.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사교육 카르텔의 실체가 드러났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소규모 입시학원도 있을 수 있고, 허가 없는 비밀과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직 교사들이 학원에서 가르치거나 이른바 입시 컨설팅을 해 준 내용이 문제를 유출하거나 유사 문제를 연습시켰다면, 그것은 대학입시라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범죄다. 이 교사들은 아예 소득신고를 하지 않거나, 세율이 낮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해 탈세 정황도 있다. 세금이야 추징할 수 있겠지만, 떨어진 교사의 도덕성은 무슨 수로 회복할 것인가.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이 공교육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교육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입시학원들은 일찍부터 장사를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수능은 교과서 내에서 쉽게 내라는 입시정책으로 변별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나타나니 결국 한두 개의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변별력을 갖도록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것이 입시학원의 배를 불리고 입시 문제 출제에 참여한 현직 교사들을 유혹해 이처럼 사교육 카르텔을 형성한 것이다.

 

사교육 카르텔의 실체가 밝혀졌으니 처벌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평가원의 입시 과정에 참여한 교사는 최소 3∼5년 간 입시학원의 입시 컨설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때에는 인사상의 불이익은 물론, 향후 평가원의 입시 과정 참여를 불가능하게 해야 한다.

 

더 근본적인 대책은 대학 입시의 자율화에 있다. 많은 제도가 생겨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대학은 가장 좋은 인재를 선발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몇 가지 방식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다.결국 최선의 대안은 교육시장에서 각자 경쟁하도록 하는 게 교육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