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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경북시론] 한-아세안 연대구상 / 박창건(일본학과)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9.12
  • 조회수 246

박창건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2023년 9월 5일부터 7일까지 인도네시아 라부안 바조(Labuan Bajo)에서 제42차 ASEAN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향후 1년 동안 ASEAN 10개국의 협력과 역내 공동발전을 위한 아젠다 협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2023년 ASEAN 정상회의 주제는 “아세안은 중요하며, 성장의 중심(ASEAN Matters: The Epicentrum of Growth)”으로 설정하고, 회복 및& 재건(Recover-Rebuilding), 디지털경제(Digital Econom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등 가지 필라에 대한 집중적 논의가 진행될 뿐 아니라 16개의 세부 아젠다가 협의될 예정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조코위(Jokowi) 대통령이 길었던 펜데믹19의 침체에서 경제를 회복하고, 미-중 전략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태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ASEAN을 한층 더 연대와 협력이 강화되고 제도화된 협의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이에 부응하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한-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한국과 ASEAN 간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협력을 위한 실질적 방안으로 ‘한-ASEAN 연대구상(KASI: 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23차 프놈펜 한-ASEAN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원칙을 공개하고 ASEAN이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 파트너임을 강조하면서 KASI의 구체적 이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ASI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3대 비전인 ‘자유·평화·번영’을 연계한 ① 한-ASEAN 관계 격상 및 아세안 회원국과의 관계 강화 ② ASEAN 주도 메커니즘 내 한-ASEAN 협력 제고 ③ 한-ASEAN 포괄안보 협력 확대 ④ 한-ASEAN 전략적 공조 활성화 ⑤ 한-ASEAN 공동 번영과 발전을 위한 미래 분야 협력 확대 ⑥ 지역적·국제적 도전과제 대응을 위한 한-ASEAN 협력 ⑦ 미래 번영을 이끄는 차세대 교류 증진, 그리고 ⑧ ASEAN 관련 협력기금 등 각종 협력 재원 확충과 같은 8대 중점 추진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한-ASEAN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방산협력 및 국방 당국 간 협의를 확대하자는 안보 분야를 비롯해 경제와 글로벌 위기 대응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여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ASEAN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방산 협력 및 국방 당국 간 협의 확대는 물론 사이버안보,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에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역내 퇴역함 양도 등을 통한 해양안보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또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엄중성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결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둘째, ASEAN 청년들의 AI,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및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한-ASEAN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2024-2028)’이 내년에 출범할 예정임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시티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표명했다. 더욱이 ASEAN의 포용적 성장과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메콩강 유역 4개국(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신규 기여를 약속했다. 셋째,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 대응 분야에서도 ASEAN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ASEAN 메탄 행동 파트너십(2023-2026/1900만불)’을 통한 ASEAN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과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 등을 통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다시 말하면, 2023년 ASEAN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발표한 KASI는 최근 한국이 지속해온 ASEAN 중시정책 기조를 재확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ASEAN과의 정치·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기존의 대 ASEAN 정책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협력 부문에서는 경제안보 파트너로서 ASEAN의 가치를 제고하고, 배터리, 전기차 등 한-ASEAN 간 전략적 이해가 맞닿아 있는 미래산업 협력을 강조한 것이 주목된다. 더욱이 그간 미진했다고 평가받아온 한-ASEAN 정치·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예상되지만 빠른 가시적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은 정책의 성과 도출·확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KASI는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번영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가늠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이며, KASI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범부처 차원의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