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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ET단상]미래 차량용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라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9.12
  • 조회수 236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추석을 앞둔 가을 감나무에는 감이 익어간다. 익어가는 감을 먹으려고 감나무 밑에 눕는다. 하지만 잘 익은 아까운 홍시는 날아가는 까치에게 뺏겨 버릴 수 있다.'


급변하는 미래 스마트카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는 ICT와 자동차의 융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율주행차가 생활 공간으로 바뀌면서 많은 디스플레이와 ICT기기가 추가되고 영화·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스플레이 기술과 메모리 기술은 자율주행과 SDV 진화의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에서 앞선 LG전자와 삼성전자, 메모리에서 앞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자율주행과 SDV 시장을 그대로 차지할 수 있을까.


최근 융합 시장의 변화는 미래에 대해 우리나라 업체에 경고음을 주고 있다. 자율주행과 SDV 세부 기술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완제품을 중심으로 소자와 부품 기술이 바뀌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와 디스플레이·메모리회사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MW는 CES 2023에서 2025년 상용화할 기술을 탑재한 콘셉트카를 발표했다. 유리창을 통째로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BMW는 콘셉트카에 LG전자나 삼성전자의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대신 창문 투과율을 조절하고 일종의 프로젝터를 이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디스플레이 없이 값싸게 구현할 수 있다.


메모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과 SDV가 진화하면 많은 양의 메모리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시 기술은 이러한 응용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저장 횟수에 제한이 있고 저장속도가 느리다. 구독 서비스와 SDV를 선도했던 테슬라에서도 플래시 메모리 문제로 인한 리콜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에서는 차세대 메모리(RRAM·FRAM·MRAM) 연구개발이 꾸준히 진행됐다. 플래시 수명과 속도 문제를 해결한 차세대 반도체다. 독일 인피니언은 연내 차세대 프로세서에서 플래시를 RRAM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또, CES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던 FRAM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치킨 게임에서 위기를 겪었던 인피니언은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 투자로 차량용 프로세서 관련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율주행과 SDV의 진화에 발맞춘 미래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센서와 프로세서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칩을 만드는 브이에스아이, PIM(Processing In Memory) 기술을 바탕으로 AI 반도체를 만드는 페블스퀘어, 5세대(G) NR 차량사물통신(V2X) 기술과 칩셋을 개발하는 에티포스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했던 2010년 차량용 앱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과거 아쉬움을 되새기고 미래 자율주행과 SDV 진화가 가져올 변화를 위해 자동차와 ICT 업체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 관련 부처의 적극 지원도 요구된다. 미래 시장에서 잘 익은 감을 풍족하게 수확해 우리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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