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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Z세대에 대처하는 선배의 자세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11.21
  • 조회수 229

“나인(9) to 파이브(5) 직장생활은 정말 미친 짓이에요. 퇴근 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친구도 만날 수 없고 데이트도, 운동도 할 시간이 없어요. 여러분들은 직장생활 하면서 개인 생활을 어떻게 하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막 취업한 미국의 Z세대 인플루언서 브리엘이 울먹이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한 동영상이 화제다. 포스팅한 지 이틀 만에 200만 뷰를 넘었고 2만3000개의 코멘트를 받았다. 브리엘의 포스팅은 MZ세대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는가 하면 기성세대의 비판 또한 정면으로 받았다. 언론은 ‘Gen Z의 도래를 다시 한번 알렸다’는 평가를 했고, 경영잡지 포브스에는 ‘1926년 포드자동차에서 시작한 9 to 5를 1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칼럼이 실렸다.

 

 

 

팬데믹 기간 디지털 생활 익숙
조직생활·대면관계에 서툴러
상세하고 친절한 멘토링 절실

 

 


김지윤 기자

 


Z세대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밀레니얼 세대와는 또 다른 모습에 선배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국내 조직에서도 크고 작은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Z세대 직장인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유명한 캐릭터가 있다. ‘야채부락리’ 게임 캐릭터 중 하나인 양파쿵야는 귀여운 모습으로 ‘태풍이 온다는데 도대체 출근은 왜 하는가’ ‘맨날 최선을 다하지는 말아라, 피곤해서 못산다’ ‘출근해서 졸면 돼’ ‘헤드폰을 끼고 일해야 생산성이 높거든요’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 별명은 ‘맑은 눈의 광인’이다.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기상천외한 발언을 하는 Z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브리엘의 하소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가 불평하는 내용을 잘 들어보면 단지 근무시간이 길다는 것보다는 출퇴근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생각된다. 도심의 집값이 비싸서 교외에 살다 보니 출근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리고 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원격근무라는 대안을 쉽게 떠올리는 Z세대라면 출퇴근 시간이 매우 아까웠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그렇게 일하기 싫으면 파트타임으로 옮겨라’ ‘우리는 하루 12시간 일했다’ ‘이 세대는 정말 구제 불능이야’ 등의 댓글을 다는 것은 제대로 짚은 것이 아니다.


양파쿵야의 발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엄숙·근엄·진지 모드로 매사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 했던 선배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즐기고 싶고, 재미를 추구하고, 나를 중심으로 둔다. Z세대는 그 성향이 더욱 강하다.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양파쿵야 캐릭터를 통해 깔깔 웃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그들에게 너무 진지하게 충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리는 Z세대를 조금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조직생활을 시작하는 Z세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경험 직후에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팬데믹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고, 친구를 만나지 못했으며 모든 활동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사용시간은 훨씬 더 길어졌고, 개인이 고립되는 현상이 심화하였으며 대인관계에서 다른 세대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인턴 경험을 하는 것도, 다양한 파트타임 경험을 하는 것도 이 세대에게는 쉽지 않았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지만 계속되는 비대면, 원격근무로 팀 동료나 선배들과의 접촉 또한 제한적이었다. 이전의 취업준비생이나 신입사원이 가졌던 실질적인 경험의 기회가 이들에게는 생략됐다. 그리고 대면근무로 갑자기 시작된 조직생활은 출퇴근 시간의 부담, 대면근무에서 오는 인간관계 어려움, 팬데믹 기간의 고립에서 오는 정신적 취약함 등 여러 측면에서 이 세대를 적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면 Z세대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중요한 것은 대면근무와 대인관계 등이 익숙하지 않은 Z세대가 ‘현실 직장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모든 생활을 디지털로 전환해야 했던 Z세대를 위해 현실 조직 생활에 대한 상세하고 친절한 멘토링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거나 팀의 선배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코칭을 해주는 것이다. 협업이란 내 일을 동료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시너지를 내는 것임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는 것도 좋겠다. 선배들과의 밀접한 연결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면 연결감도 느끼고 성장도 하게 된다.


동시에 온라인 학습에 익숙한 Z세대가 필요한 지식을 쉽고 빠르게 흡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교육을 제때 접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세대보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성장할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직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링의 장점과 효율성 있는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접목해서 Z세대의 성장을 돕는 것이 지금 선배들의 할 일이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 교수·대외협력처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