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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홍성걸 칼럼] 정치가 왜 이래?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4.07.16
  • 조회수 163

홍성걸(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정치가 왜 이래?' 지난 2021년, 당시 국민가수 나훈아의 노래 '아! 테스형'의 가사 중 일부인 '세상이 왜 이래'를 차용해 필자의 정치 칼럼집 제목으로 쓴 표현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요즘, 정치는 훨씬 더 험악하고 유치해졌고, 더욱더 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듭된 선거의 패배 속에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각종 범죄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간신히 0.73%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이어진 지방선거는 압도적 우위로 승리할 기회였으나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고 유승민은 안 된다는 알량한 명분론 속에 경기지사 자리를 민주당에 헌납했다.


이후 이준석 대표 축출 과정의 잡음, 특정인을 대표로 선출하기 위한 노골적인 반민주적 행태, 그렇게 선출된 대표와의 불화와 반복되는 비대위 체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선택과 대패,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불화, 그리고 예견된 압도적 패배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간 정부 여당의 행태는 한마디로 스스로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의 실종이었다.


명품 백 사건을 비롯한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과 소문은 2년의 집권 과정에서 불공정과 몰상식을 기억하게 만든 양념이었다. 그 결과는 중도층 이탈과 민심 이반, 대통령 지지율 저하, 그리고 제22대 총선에서의 압도적 패배라는 성적표였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에서의 민망한 후보 간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로 그나마 한 줌 남은 보수 정당에 대한 작은 희망마저도 먼지처럼 허공에 날려 버리고 있다. 물론 그 반사적 이익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알토란같이 챙기고 있다.


압도적 총선 승리로 의회 권력을 손에 쥔 민주당은 어떤가. 지난 2년간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자신만을 바라보는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재명은 황제처럼 군림했고 공천 과정은 무도했다. 그렇게 선출된 양문석, 박주민, 김용민, 김준혁 등 수많은 의원의 추태와 갑질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정치를 공공연히 표방한다. '개딸'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 반민주적 행태만은 명백하다.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과 수사를 받는 사람이 당 대표는 고사하고 정치에 머문 적이 없었던 한국 정치에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당헌 당규도 이재명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그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언제든 바꾼다. 모든 것이 이재명을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민주당은 공당(公黨)이 아니라 사당(私黨)이다.


지난 2년간 이재명과 민주당은 입만 열면 '탄핵'과 '특검'을 반복했다. 사상 초유의 일반 검사 탄핵을 시도했는가 하면 이재명을 수사한 검사들을 탄핵하겠다고 나섰다. 극단적 좌파 인사가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민 청원을 받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청문회에 나서겠다는 민주당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나.


그것을 주도하는 정청래 의원은 감옥에 다녀왔기에 법사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그러고는 법사위에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들을 윽박지르고 퇴장을 명령하는 등 갑질과 언어폭력을 반복하고 있다. 전과가 많을수록 법사위원장 자격이 높아지는가. 마치 정치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것 같다.


이재명 의원은 대표직 연임을 위해 멀쩡한 대표직을 사퇴했고 사퇴한 대표직에 다시 출마를 선언했다. 사퇴한 자리에 다시 도전하는 것도 우스꽝스럽지만 그 출마의 변 또한 기괴하다. 소위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중시하겠다는 '먹사니즘'만이 자신의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민생 문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니 다행이다. 한데 그렇게 민생을 중요시하는 이 대표와 그의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는 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나.


하긴 그의 인생에서 그 관련성을 찾아보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나 중요했던 나머지 경기도 법인카드로 거의 모든 먹고사는 비용을 해결해 왔기 때문이다. 자신만이 아니라 집안 식구는 물론, 심지어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잡수실 제수까지 법인카드로 샀으니 '먹사니즘'이 그의 본능인 것이 분명한 듯하다.


국민이 언제까지 이런 정치를 참고 인내해야 하는가. 정녕 '정치가 왜 이래'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