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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홍성걸의 정치나침반] 지긋지긋한 국회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4.08.06
  • 조회수 187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수준 이하의 사람들이 의원입네 하며 시정잡배보다 못한 막말과 구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다 못해 욕만 나오게 하는 이 짜증 나는 상황을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는가. 멀쩡히 함께 앉아 회의를 하다가 동료 의원의 이름을 묻는 법사위원장이나 국무위원 후보자의 나이를 묻거나 생각이 다르다고 뇌 구조 운운하는 과방위원장이나 인간으로서의 기본이 돼있지 않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평검사와 국무위원 탄핵을 밥먹듯이 해대는 다수 야당의 횡포는 이미 민주주의의 핵심인 관용(tolerance)과는 거리가 멀다. 야당 몫 위원 추천은 거부한 채 2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위법이라며 방통위원장 탄핵을 반복해 국정을 마비시키는 것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 때 자신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이사진을 교체해 장악한 공영방송의 주도권을 내주기 싫어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노란봉투법이나 전 국민 기본소득 25만 원 지급을 비롯해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되거나 재정확보 방안이 미흡해 결국 미래세대에 막대한 부담을 떠넘길 법안들을 여당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려 한다. 방송 4법도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거쳐 일사천리로 통과시킬 것이고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려 보낼 것이다. 이후엔 재투표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폐기될 것이 뻔하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은 대통령의 거듭된 재의요구권 행사가 입법권 침해라며 비난해 탄핵의 명분을 쌓기 위함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현 대통령의 임기를 줄여야만 사법리스크를 피해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이재명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국회를 언제까지 민주당의 손에 내버려 둘 것 같은가. 달이 차면 기우는 것처럼 악이 쌓이면 결국 폭발하고 마는 것이 세상 이치다. 김건희 여사 문제와 채상병 특검, 그리고 당 지도부 구성과정에서 막장 갈등에 빠졌던 국민의힘보다 175석의 민주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오는 최근의 여론조사 추이가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다. 의석수만을 믿고 횡포를 부리는 민주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 민생을 외면하고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 지키려는 정치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의 상황이 바뀌어도,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해 전 국민이 환호해도, 정치권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을 뿐, 국민의 안위도, 나라의 미래도 관심이 없다. 이런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언제까지 나라를 맡겨야 하나. 차라리 시험이라도 치고 면접이라도 봐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면접 요소는 인성과 남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처세(人間處世)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문구가 더욱 사무치는 오늘이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