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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웹진 uniK vol.9 - 스페셜]두닷 대표 김상욱 (공업디자인 83) 동문

  • 작성자 최규찬
  • 작성일 11.09.01
  • 조회수 12630



uniK 김상욱 대표님께서는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83학번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김상욱 네, 27살이 되는 해에 국민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재수 안 하고 83학번으로 들어가서 군대까지 갔다 왔죠. 90년 2월에 졸업했습니다. 현대자동차 공채로 90년도에 입사했고 퇴사는 93년 12월 31일, 곧바로 대우자동차를 1월 1일부로 입사했어요.

uniK 그 사이 하루도 쉬지 않으셨네요?
김상욱 연휴기간에만 쉬었어요.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와 있는 지금까지, 회사를 이직하면서 쉰 날이 하루도 없어요. 대우자동차를 95년 3월 25일까지 다녔는데, 3월 25일 날 제가 이 회사에 왔어요. 코다스디자인이란 이 회사에. 코다스디자인이 저희 두닷의 모 회사이죠. 원래 디자인 전문회사에요. 대기업이나 일반 기업 생활을 그만 두고 전문회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17년 동안 근무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두닷은 사내 벤처 형식으로 제가 아이디어를 내 기획을 했고, 회사의 승인을 받아 인력과 자금을 1억 정도 투자 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4~2005년에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가 2006년 1월 5일에 온라인상으로 사이트를 오픈 했죠.

uniK 종전까지 자동차나 의료기기 디자인 등의 일을 하셨는데 갑작스럽게 디자인 가구 회사를 창업하신 데 따른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가 궁금한데요.
김상욱 공업디자인과 출신들이 가구 하는 경우는 좀 드물어요. 제가 가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현대자동차 시절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였어요. 그때만 해도 스웨덴의 이케아(IKEA) 라는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어요. 유럽에나 일부 있었던 시절이었죠. 일본의 도큐핸즈나 로프트샵 같은 곳에 가서 구경해보면 이케아 가구들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RTA라고 저희가 얘기하는, 소위 DIY 제품들이죠. 소비자들이 드라이버 갖고 가구를 직접 조립해서 쓰는 제품들이요. 그때부터 ‘아 이거 한국에는 없는데, 재미있겠다’ 나중에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소위 ‘로망’을 가졌죠.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십여 년 가까이 하다 보니까 지루하더라고요. 좀 더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인테리어 쪽 일도 해봤죠. 그런 일을 하다 보니까 가구 쪽에도 약간 근접해 있었거든요. 본격적으로 가구 일을 해보자 해서 사람도 뽑고 1년 반 동안 준비를 했어요.



uniK 가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김상욱 그때만 해도 온라인으로 물건이나 가구를 팔던 것이 초창기에요. 저희는 솔직히 가구를 전문적으로 했던 것도 아니고 가구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 온라인으로 시작한 거죠.

uniK 두닷은 온라인에서만 판매를 하고, 반조립 제품을 사서 생산에 참여하는 느낌을 소비자들이 공유한다는 점이 특색인 RTA 개념을 국내에 도입한 사례인데요. 이러한 사례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은 없으셨나요?
김상욱 불안했죠! 그런데 저희가 참 운이 좋았어요. 2004~2005년쯤에 이케아가 중국에서 오픈이 됐어요. 이케아를 아는 유학생들이나 외국에서 살다 오신 분들이 온라인으로 이케아 샵을 내기 시작하셨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RTA나 녹다운(Knock-down) 시스템 등 자가 조립 가구의 개념을 이해하고 계셨던 거에요. 일단 이케아 방식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소비자 타깃을 우선적으로는 디자이너들로 설정했어요. 디자이너들은 제가 보기에 모험심이나 벤처정신이 가장 강한 집단이에요. 새로운 것을 가장 먼저 받아들일 수 있는… 저희 제품은 디자이너들 아니면 사진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시더라고요.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거죠. 그래서 사진, 그래픽, 웹 하시는 분들…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저희 회사가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해서 시장 진입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습니다.

uniK 초창기 두닷 가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땠나요?
김상욱 첫해에는 2억 5천의 매출을 올렸어요. 오픈 직후에는 사이트 방문 수가 하루 한두 명에서 열 명 미만이었어요. G마켓에서 1주일에 하나 정도 팔리더라고요. 그래도 너무 좋았죠, 저희는. 처음에는 물건이 들어오면 4명 정도 되는 인력으로 저희가 직접 포장도 하고 배송도 했어요. 그런 식으로 시작을 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시장을 뚫은 거죠.

uniK 이전까지의 국내 가구들이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많았다면, 두닷의 가구들은 간결하고 심플한 점이 강조된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면에서는 섬세하게 공간 활용을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이러한 특징들은 대표님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상욱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실용주의거든요. 같은 것을 만들더라도 최대한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자는 것이 컨셉트였어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필요 없는 것은 다 빼고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자 했죠. 제가 모던한 계열을 좋아하는데, 모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군더더기, 장식적인 디테일을 싫어하거든요. (마주 앉은 테이블을 가리키며)이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책상에 프레임 그 요소밖에 없습니다.



uniK 요즘 들어 많이 보는 디자인인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꽤나 혁신적이었던 모양이네요?(웃음)
김상욱 (책상을 치며)이게 저희가 시작한 겁니다!(웃음) 이 콰트로 책상은 2009년에 처음 출시한 건데요. 당시만 해도 이런 디자인은 주문 제작이 아니면 구입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디자인이 특별하다고 볼 순 없어요. 선진국, 유럽 같은 곳에서는 이미 이런 모던한 스타일의 제품들이 있었으니까요. 한국에서는 그 당시 이 제품을 책상이라고 그러면 ‘식탁이나 테이블과 뭐가 달라?’ 했을 거에요. 저희도 처음에 ‘이게 될까?’ 그랬었어요. 그런데 콰트로가 출시되자마자 먼저 했던 제품이 안 팔리는 거에요. 먼저 출시했던 모스 데스크도 나름 선풍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제 얘한테 밀리는 거에요. 지금도 출시된 지 3년이 됐는데 잘 팔리고 있어요. 알고 보면 온라인에서는 이 제품이 오리지널입니다. 근래에는 저희 스타일과 유사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죠.

uniK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시나요?
김상욱 제품 하나 출시하면 성공 확률은 30% 정도에요. 그런데 그 반응이라는 것이 희한하게도 빨리 안 와요. 사실 예측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 콰트로 책상도 개발 당시만 해도 이렇게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 안하고 시작했어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평범한데? 대체 뭐가 특이해?” 정말 그랬거든요. 저희가 봐도 디자인이 아주 획기적인 것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고… 오히려 전에 했던 모스란 제품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졌죠. 지금, 인터넷에 ‘책상’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으로 콰트로가 나올 거에요. 그만큼 콰트로란 이름이 이런 류의 책상의 일종의 대명사가 된 거죠. 그 정도로 많이 팔았었죠. 계속 많이 팔아야 되는데…(웃음)

uniK 대표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그간 자동차, 의료기기 등의 디자인을 해오셨잖아요? 이들 작업은 가구 디자인과는 언뜻 매치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에서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보신다면 무엇일까요?
김상욱 비슷한 점은 한 가지뿐이죠. 디자인이라는 거. 풀어가는 방법도 사실은 거의 유사하죠. 디자인 프로세스로서는 거의 유사하지만. 재미있는 게 뭔지 아세요?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가구 디자인을 어떻게 할까 하시잖아요? 그런데 제품 디자이너들의 공통된 로망이 사실은 가구입니다. 제가 가구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주변에 점점 가구를 하겠다는 디자이너 출신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uniK 근래 들어 가구들의 디자인이 대체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추세란 데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김상욱 텐바이텐을 보시면 지금은 개인 가구 하시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이 입점해 계세요. 어쩌면 저희 두닷이 그 분들에게 어떤 동기 부여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감히 합니다. 디자이너가 가구로서 성공을 할 수 있구나… 아! 성공을 한 건 아닙니다. 그건 잘 써 주십쇼.(웃음) 실제로 동기 부여가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 분들이 실제로 가구를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예전엔 가구라 하면 디자인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온라인을 통한 유통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거에요. 두닷을 통해 시장의 어떤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죠. 자동차, 의료기기, 가구… 기본적인 핵심의 뼈대는 같다는 거죠. 디자이너들은 뭔가 자기가 꿈꾸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죠. 가구는 그 욕망에 빠르게, 또 굉장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당한 매력이 있는 아이템입니다.



uniK 하지만 실제 대량생산을 해야만 하는 ‘가구 산업’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얘기가 아닐는지요?
김상욱 가구 산업이 사양 산업이라고 해서 가구 한다고 하면 밥 굶는다고 그랬거든요. 실제로 가구는 ‘우리나라에서 끝났다’고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전 당시에도 ‘가구는 레드 오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의식주 중 하나에 들어가는 생필품일 것이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또 하나 좋은 점이라면 가구는 썩지 않잖아요. 또 가구의 디자인은 라이프 스타일이 상당히 깁니다. 핸드폰 디자인은 1~2개월이면 바뀌잖아요? 하지만 가구는 6년 된 제품이 지금도 잘 팔리니까요. 그런 장점이 가구의 매력이라 할 수 있어요.

uniK 말씀하셨듯이 사업 초기 이케아를 벤치 마킹 하셨고 두 브랜드 간의 공통점이 많다고 봅니다. 두닷의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점으로 승부 하고자 생각하시는지요?
김상욱 두닷 제품은 품질에서의 차별화를 중시합니다. 저희는 제조원가가 높아요. 품질이 훨씬 좋습니다. 저희가 온라인에서밖에 팔지를 못하는 이유가, 대리점을 내면 소비자들에게 그만큼의 비용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하면 저희 제품의 의미나 경쟁력이 없어지죠. 굳이 두닷을 살 이유가 없잖아요. 온라인으로 유통하는 가구 회사 가운데 저희처럼 ‘쇼룸’열고 물건을 보여주면서 판매하고 있는 회사도 아마 저희가 처음일 거에요. 온라인 제품을 보여주고 파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사실 오프라인에서 보여주면 숨기고 싶은 게 많거든요. 저희는 품질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오히려 당당하게 보여주는 역 발상인 것이죠. 실제 방문 고객 70~80%는 와서 보시고 느낌이 사진보다 더 좋다고 하세요.

uniK 디자이너와 창업을 각각 꿈꾸는 후배들에게 각각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상욱 디자인 하는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표현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사회에 나왔을 때 틀에 박힌 것에서 그나마 잘 견딜 수가 있어요. 대기업에 가면 가뜩이나 틀에 박아놓거든요. 틀에 맞춰 거기에 안주하면 그 디자이너는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생을 마감하는 거지요. 나이가 40~50세가 넘어가면 할 게 없거든요? 그러면 디자인과 전혀 관련 없는 창업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해요. 대학 졸업을 하자마자 창업하긴 어려울 거구요. 자기가 목표로 하는, 꿈을 만들어 가기 위한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디자인 전문 회사를 창업하겠다면 디자인 전문 회사를 좀 다닌다든지, 제조를 해보고 싶다면 관심이 있는 분야의 제조 회사를 다녀서 그 쪽 세계를 좀 안다든지… 그렇게 하다 보면 자기가 꿈꾸는 세계에 접근하기가 쉬운데,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다가 갑자기 하겠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너무 높은 거죠. 그러니 창업할 생각이 있으면 반드시 자기 관심 분야에 종사를 하고, 그 종사기간이 최소한 3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가능하면 저는 5~6년을 다녀야지 아이디어가 생길 거 같아요. 디자인 전문회사라 그러면 5~6년은 되어야지 자기 포트폴리오가 생기고 어디 가서 비즈니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힘들죠.



uniK 향후 두닷이 어떤 이미지의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으실 텐데요.
김상욱 고민은 많은데 결론은 못 내고 있는 문제예요. 고민은 늘 하죠. ‘두닷이 가야 할 방향이 뭐지? 앞으로 헤쳐가야 할 일이 너무 많을 텐데, 내가 그만 두어도 회사가 없어지거나 힘이 약해지거나 잊히지 않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 고민을 하죠. 사실 아직 결론을 못 냈어요. 아직 6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최소한 10년은 되어야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지금은 7월이니까 창업한 지 딱 5년 6개월 된 건데 앞으로 한 4년 반 정도가 더 지나면 아마 결론이 나 있을 겁니다. 어찌 됐든 잊히지 않는, 그리고 계속 좋은 이미지의 회사로, 남기를 희망하지요.

uniK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가구란, 혹은 혁신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상욱 어려운 질문이에요. 혁신도, 즉 새로운 것도 결국은 평범한 곳에 있지 않을까. 내 안에 있지 않을까. 내가 하는 일들이 늘 새롭게 느껴지고 남에게 새롭게 보이고 내가 항상 새로운 생각을 한다면, 그것이 혁신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디자인의 혁신이 됐든, 자신이 몸담은 회사에 대한 생각의 혁신이든 결국은 있는 것 안에서, 주어진 것 안에서 항상 새롭게 하려고 하는 노력. 그것이 혁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혁신적인 디자인에 대해 거창하게 제가 얘기할 수준은 아닙니다. 늘 있는 상황에서 항상 노력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는 자세. 그것이 제가 아는 유일한 혁신인 것 같아요.




[두닷 대표 김상욱]

2006~ 두닷 대표
1995 코다스디자인 입사
1994 대우자동차 입사
1990 현대자동차 입사
1990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졸업



대학 졸업 후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서
디자인전문회사로 이직하시는 동안
단 한번도 그냥 쉬어 본 날이 없으시다는
성실성의 본보기,
김상욱 대표님!

그가 디자이너 선배로서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9월 14일 open됩니다. 보러 가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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