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닫기

전체메뉴

Quick Menu

Quick Menu 설정

※ 퀵메뉴 메뉴에 대한 사용자 설정을 위해 쿠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뉴 체크 후 저장을 한 경우 쿠키 저장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직업의 세계] 변리사는 기술에 권리를 부여하는 직업 / 김미령(전자공학04)

  • 작성자 김은지
  • 작성일 11.05.25
  • 조회수 18885

인터뷰 내내 그녀가 한 말은 결국 ‘공부 열심히 하세요’로 집약할 수 있었고, 헤어질 때도 그녀가 기자에게 한 말은 “공부 열심히, 학교생활 잘하세요!”였다. 김미령 씨는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이 하루하루 행복했다고 말했다. 지난 수험생활을 이야기하며 초롱초롱 빛나는 그녀의 눈에서, 그 진심이 기자에게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몇 년씩 준비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태반인 시험공부가 어떻게 재밌을 수 있는 거지? 

정장차림의 발걸음 바쁜 직장인들이 가득한 신사동의 어느 카페에서, 수습기간을 떼고 변리사 2년차에 접어든 김미령(전자공학04) 씨와 그녀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기자가 마주 앉았다.


변리사라는 직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궁금하다.
변리사는 개인이나 기업이 의뢰를 하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발명, 디자인, 상표 등의 특허권 취득을 위한 법률적, 기술적인 상담과 지원을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변리사의 한 80%정도가 이공계 출신이다. 변리사가 돼서도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 특허 취득과 관련된 분야에 두루두루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니까. 또 기술이 해외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서 영어도 잘해야 한다. 휴~(웃음)

변리사라는 직업을 한 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변리사는 기술에 권리에 부여하는 직업,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시험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분명 있었을 텐데…….
일단, 처음엔 겁이 났다. 공부 자체가 무척 어렵다고 들었고 또 공부 량도 많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시간 2년여 동안, 거의 매일 열 시간 씩 하고 싶은 것 참아가며 해야 하는데 그것도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변리사 시험은 일 년에 1차 한 번, 2차 한 번 실시한다. 1차 때 600명을 뽑고 2차 때는 200명을 뽑는다. 1차 합격하면 다음 해까지 시험 볼 자격이 주어진다. 사실은 1차 시험 공부할 때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면서 했다. 1차 붙고 그 다음 해에 2차 시험 보게 되었는데, 이 때 떨어지면 뒤돌아보지 않고 그만 하겠다고 결심했었다. 그 때 떨어지면 왠지 앞으로 계속해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런 절실함이 시험에 붙게 한 건 아닐까.

변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등학교 땐 그냥 수업도 잘 안 듣고 책상에 엎드려 잠자고 뭐 이런 학생이었다.(웃음) 재수하고 대학에 왔는데, 생각보다 전공 공부가 정말 재미있었다. 수학도 재미있었고, 나한테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늘 수업을 앞자리에 앉아서 들었다. 공부가 좋아서 대학원에 진학할까도 고민했었다. 평소에 법률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 전공과 관심 분야에 잘 맞는 일을 찾다보니 마침 변리사라는 직업이 있었고, 준비하게 된 거다.

그렇다면, 재수 시절이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학창시절에 나는 엄청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도 아니었고, 그냥저냥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치열한 입시를 겪으면서 인생이 내 맘대로만 되지 않을 거란 걸 깨달았다.(웃음) 그 때 배운 것이 지금까지의 자양분이 된 걸까?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활동적이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꾹 누르고 공부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처음엔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도 열심히 공부했고, 한 만큼 성적이 나오니까 그게 나는 너무 좋았다. 1학년 때 장학금을 받았는데, ‘어! 공부하니까 돈이 되잖아!’ 뭔가 나에게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도 좋았다.(웃음) 일단, 뭔가를 할 때 스스로에게 자극과 성취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늘 예쁜 수첩에 예쁜 필기구로 그날그날 할 일을 적어놓는다. 하나씩 지워갈 때마다의 성취감? 그 버릇은 변리사가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수첩을 꺼내 오늘 할 일부터 체크한다.

공부가 재밌고 즐거웠다고 하니, 왠지 김미령 씨는 긍정적인 사람일 것 같다. (웃음)
맞다. 내 장점이 긍정적이라는 거다! 부정적인 사람은 어딜 가나 표가 난다. 그런 사람한테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 없지 않나.(웃음) 뭔가 잘 안되더라도 웃어넘기는 거, 그런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웃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취업할 때 면접 볼 때도, 그리고 사회생활을 할 때도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통하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후배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한마디 해 달라.
평범한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그런 성적에, 남들 다하는 평범한 자격증 하나. 이런 거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이때까지 충분히 평범하게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나만의 특별함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3년 뒤, 5년 뒤에 김미령 씨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나?
일단 이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다. 이런 업무엔 김미령 씨 아니면 안 돼! 이런 거?(웃음) 선택받고, 인정받고 싶다. 최종 도착 지점이 꼭 변리사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은 가끔 한다. 그래도 지금 하는 이 모든 것들이 연관되어있을 게 분명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 대학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지금 밑거름을 잘 쌓아놓고 내 가치를 높이는 게 정말 중요하니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책에서 읽은 마시멜로 이야기가 생각났다. 달콤한 마시멜로, 사람들은 이 마시멜로를 금방 먹어버린다는 게 문제다. 지금 이 유혹만 넘기면 나중엔 훨씬 많은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도 마찬가지다. 김미령 씨가 변리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도 놀고 싶은 현실의 유혹을 참아내고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국민*인들이 지금 기다리고 있는 마시멜로가 궁금하다. 기자도 훗날 많은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 지금은 힘든 것쯤 조금 참아보겠다고 결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