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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Tech #18] 국민*인을 위한 휴학컨설팅

  • 작성자 김민정
  • 작성일 13.11.06
  • 조회수 11319

졸업 전 휴학은 대학생의 필수코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앞두고 더 많이 준비하고 싶어서, 혹은 좀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휴학을 결정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휴학을 결정할수록,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다들 하니까 따라서 휴학을 하려 하는 학생들도 늘어가고 있다. 목표 없는 휴학은 잉여생활을 늘일 뿐이고, 취업할 때도 불이익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휴학을 위해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휴학, 왜 하려고 하지?
우선 빈 종이를 한 장 꺼내어 휴학을 하고자하는 이유를 쭉 써내려가 보자. 종이의 왼쪽에는 휴학을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 ( ex. 해외인턴, 어학연수, 장기인턴, 전공이 아닌 새로운 적성탐색), 오른쪽에는 휴학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 (ex, 어학점수관리, 전공 관련 자격증, 여행,  공모전 등)을 적어놓고 내가 휴학하고자 하는 이유는 어느 쪽인지, 그것들이 나에게 꼭 필요한, 꼭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해보자. 무조건 취업에 꼭 필요한 활동만을 위해 휴학할 필요는 없다. 다만, 조금 더 멀리 보는 시각을 가지고, 미래 나의 입장에서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는 있다. 후회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면 휴학을 하는게 맞다. 하지만 만일 휴학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그저 좀 쉬려고, 혹은 취업이 두려워서라면 그런 나를 위해 등골을 빼서 돕고 계실 부모님을 떠올려라.

 휴학기간, 시기 정하기
만일 왼쪽에 적힌 일들을 하기 위함이라면, 그 일들을 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생각해보아야한다. 남들의 이야기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고, 자신의 능력과 할 일을 고려하여 스스로 판단해야한다. 휴학 시기를 정하는 것도 꼭 해야 할 일이다. 시기를 잘못 정하면, 훗날 전공필수과목을 다 듣지 못해 졸업을 미루어야하는 상황이 오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법학 전공의 경우 형사소송법과 헌법2가 전공필수과목인데, 1학기에 밖에 열리지 않고, 계절학기도 들을 수 없다. 교직과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직이수를 완료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인 ‘교생실습’은 반드시 1학기에 해야 한다. 때문에 이 과목을 다 듣지 않았는데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할 경우, 조기졸업을 할 수 없고, 반 학기 이상 휴학할 수 없다. 특히 방문학생이나 교환학생을 떠나려고 하는 경우, 혹시 내가 전공필수과목을 놓치진 않았는지 꼭 체크해보자. 주변을 둘러보면 은근히 이런 이유로 졸업을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휴학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목표만 정하고 휴학을 해버리면 아무리 의지가 대단한 한국인일지라도 실천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연간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구체화하여 월간, 주간, 일간계획을 세운다. 당연한 얘기지만 계획은 자신의 능력을 고려해서 세워야한다. 의욕이 너무 앞서 현실감 없는 계획을 세워버리면, 계획을 세웠는데 실행할 엄두가 안나 차일피일 미루다 휴학기간이 끝나버릴 수도 있다.

휴학 혁명리스트 작성
휴학을 하면서 정한 목표에 토익 900점 넘기기, ooo자격증 따기와 같은 것들이 있진 않은가. 하지만 이런 결과지향적인 목표들을 잡았을 때, 휴학을 한 시점으로부터 의지는 점점 줄어들고 그것들을 실천할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취업을 앞두고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슬럼프에 빠지는 대표적인 이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해야할까. 휴학이 끝나기 전까지 꼭 해내야할 결과를 목표로 잡지 말고, 변하기 위한 지속적인 행위 자체를 목표로 잡아라. 영어공부를 예로 들자면, 토익 900점 만들기를 목표로 잡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4시간 이상 영어공부하고 몇 월에는 꼭 시험을 보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것이다. 이렇게 당장 실천하면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행위를 목표로 잡고 계획해라. 단 일상을 지속하려면, 하루라도 빠지면 고스라니 다음날의 짐이 되는 계획은 피해야한다. 하루 빠졌어도 내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 그게 바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다.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라.
무기력과 싸우는 휴학생이 가장 피해야할 일은 스스로를 게으른 인간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일이다. 휴학상담을 하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한심하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스스로 자신을 가르키며 너무 한심하고 게을러서 이렇게 살다가는 난리 나겠다고 말한다. 이 말이 우리를 더욱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인지장애의 한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티모시 윌슨이 쓴 '스토리'라는 책에는 사람들의 행동과 감정 속에는 자신만의 '내러티브'가 큰 작용을 한다고 한다. 즉 스스로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긍정적인 내러티브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으로 활동하는데, 스스로 실패할만한 인간이라는 부정적인 내러티브를 가진 사람은 언제나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한심한 인간으로 단정지어버리지 말아라. 잠시 쉬어가는 것을 인정해라. 고작 몇 일 쉬었다고 인생전체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인생전체가 무기력해질 수 있다.

일기를 써라
초등학교 시절 매일매일 써내야했던 그때 그 시절의 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안 쓴다고 해서 누구하나 당신의 손바닥을 뜨겁게 만들 수 없다.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거창하게 말하는 일기이지만, 메모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생산적인 일을 했다면 스스로를 칭찬해도 좋고 그렇지 못했다면 스스로 채찍질을 해주어도 좋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매일매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일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지금 내 휴학생활이 지나치게 느슨해져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짧게라도 일기를 쓰기 시작해보자.

 

얼마 전 수학능력시험을 치러 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의 고등학교시절이 떠올랐다. 수능이 100일 남았던 그 시기, 괜히 초조하고 가는 시간이 아까워 하루에도 몇번씩 시간을 확인 했었던 그때만큼 나에게 시간이 소중했던 시기는 없었다. 그렇게 대학교에 오게되고, 그동안 누릴 수 없었던 자유가 생겼지만, 그 자유를 즐기는 사이 시간의 소중함은 점점 잊혀졌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다른 국민*인들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지금 휴학을 하려는 국민*인이 있다면,  무엇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잊지말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