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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나은 내가 된다, 점점 학습캠프

  • 작성자 이진경
  • 작성일 14.01.28
  • 조회수 13567

 

북적이던 학교는 방학을 맞아 잠잠해지고 북한산 바람에 실린 눈발만이 드문드문 교정을 어슬렁거리는 시기다. 그렇게 고요히 1월을 지나고 있는 국민대학교에 느닷없이 소란이 일었다. 북악관으로부터 까르르하는 눈꽃처럼 깨끗하고 청명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듣고만 있어도 덩달아 미소 짓게 되는 이 기분 좋은 소리의 주인공들은 ‘점점 학습캠프’에 참여한 성북구 관내 중학생들이다. 반가운 손님들을 이끈 ‘점점 학습캠프’를 살짝 엿보았다.

 

 

‘점점 학습캠프’는 국민대학교와 서울시성북교육지원청이 함께 하는 [자기조절학습 프로젝트]의 또 다른 명칭이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중학생들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으로 기초학력 향상과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문기관과 연계한 교과별 학습전략 및 심리 상담으로 학습 흥미와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공부 습관 정착을 위한 학습방법 코칭으로 배움 속도가 느린 학생들도 얼마든지 학교 공부를 수월히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학부모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연계를 돕는다. 1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국민대학교 기숙사에서 숙박하며 캠프에 참여했다. 프로젝트는 나를 점점 더 알아가는 ‘자기이해’, 내가 점점 더 좋아지는 ‘인성개발&정서’, 성적이 점점 더 향상되는 ‘성적관리’의 입체적인 구성으로, 세 가지 수업틀인 나나수업, 점점수업, 지지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골고루 배우게끔 하였다.

 

 

14일 오전 학술회의장으로 작은 발걸음들이 재잘거리며 입장했다. 추위 때문인지 캠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두터운 외투를 껴입고도 붉어진 얼굴들이 마냥 앳된 모습이었다. 캠프 입소식은 국민대학교 부총장님의 축사와 학생들의 선서, 오리엔테이션, 학습유형 설문조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입소식을 무사히 마치고 며칠간 묵을 기숙사에 들려 짐까지 내려놓고 나서야 학생들은 조금씩 여유롭게 학교를 둘러볼 수 있었다. 캠퍼스를 돌며 대학교는 어떻게 생겼는지 요리조리 살펴보고 맛있는 점심식사도 했다. 오후가 되자 본격적인 점점 학습캠프가 시작되었다.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앞서 시행했던 설문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네 그룹으로 나뉜 다음 각자 캠프에서 사용할 교재와 펜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인성 존중감을 높이는 나나수업과 스트레스․식습관․수면 등 행동관리법을 배우는 점점수업, self-talk와 강점 찾기를 통해 나를 더 알아보는 점점수업, 1분 스피치와 범주화를 배워본 지지수업, 개인별 인터뷰와 집단 심리검사 해석을 하는 Dear me가 진행되었다.

 

 

이튿날, 집이 아닌 낯선 곳에서 잠이 깬 학생들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새로운 날의 일정을 확인했다. 친구들과 함께이기에 더욱 신나고 유쾌한 하루가 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눈치들이었다. 이 날의 지지수업에서는 시험요령과 시험 준비 방법을 보다 상세하고 쉽게 설명해주었다. 점점수업도 도움구하기, 키워드 찾기, 동영상보고 요약 필기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높였다. 전날에 비해 보다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이 늘었는데 나나수업의 도미노 활동도 그 중 하나였다. 큼지막한 전지에 학생들이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도미노를 세웠다. 통통한 손가락들이 꼭 자기만한 도미노 조각을 하나 둘 세워갔다. 더러 한참을 세운 도미노를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며 협동심과 이해심을 길렀다. 캠퍼스의 풍경을 찍어보는 힐링포토 시간도 가졌다.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직접 찍은 사진을 공책에 붙여 나름대로 해석까지 근사하게 달았다. 공책을 꾸미고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조곤조곤 설명도 해주었다. 마지막 학습은 풍선놀이와 박수치기로 시끌시끌했던 펀 리더십 특강이었다. 한편 학생들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향상시키는 동안 다른 교실에서는 학부모 상담이 이루어졌다. 줄곧 진지하게 상담을 듣던 어머니들은 캠프에 잘 적응하고 있는 자녀를 보고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캠프의 마지막 날을 알리는 아침이 밝았고, 수업은 여지없이 계속되었다. 조직화와 마인드맵으로 생각의 폭을 넓힌 지지수업, 효과적인 시간 관리와 지연행동을 배운 점점수업, 시각기억과 청각기억을 높이는 지지수업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국민대학교와 서울시의 합작으로 이루어낸 ‘점점 학습캠프’이니만큼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과 장학사의 수업 참관도 있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2박3일간의 여정은 어느덧 끝에 다다랐고 입소식과 같은 공간에서 폐소식이 진행되었다. 점점 학습캠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이수증이 수여되고, 학생들의 얼굴에 저마다 뿌듯함이 가득히 떠올랐다. 짧은 기간이지만 깊이 정든 선생님들과 다들 헤어짐을 망설였지만 점점 더 발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소망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호기심과 활기로 가득했던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떠나간 지 오래건만 아직도 선하다. 단면적으로 보면 그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학습에 관해 도움을 주는 평범한 캠프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학교에 남기고 간 밝은 에너지와 따스한 정으로 그들을 만난 어른들이, 국민대학교가 생기를 되찾을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디 그 멋진 청소년들이 훗날 훌륭한 성인이 되어 다시금 국민대학교를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