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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디자인 동아리 FORM의 2015 상반기 정기 전시회

  • 작성자 윤예민
  • 작성일 15.05.04
  • 조회수 9724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3위의 수출국이다. ‘자동차 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에서 제조와 동시에 중요한 것이 바로 자동차 디자인이다. 국민대학교에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해서 요트, 비행기 등 전반적인 운송수단에 대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운송 디자인 동아리 FORM이 있다. FORM은 국민대 유일의 운송디자인 동아리로서 매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정기 전시회를 연다. 2015년 상반기 전시가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민대 조형관 1층 전시관에서 열렸다. FORM의 회장을 만나 이번 전시회와 동아리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운송디자인 동아리’로서의 FORM


FORM이 운송디자인 동아리이기 때문에 해당 과 학생들만 활동하는 동아리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요. 우리 학교에 운송 디자인과가 있지만, 그 과는 작년에 신설되었고 우리 FORM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동아리에요. 30년이 넘었죠. 그러니까 우리도 동아리를 만드신 분이 누군지, 이번 전시회가 몇 번째 전시회인지도 몰라요. 운송 디자인 동아리 FORM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입니다. 지금은 실내 디자인과 한 명이 있고 나머지는 공업 디자인과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전시회 내부의 전경

 

▲ 전시회의 작품들

 

FORM의 전시회


우리 전시회의 컨셉은 스토리 텔링입니다. 우선 개인별로 목표 회사를 정합니다. 그리고 그 회사가 미래에 생산할 만한 자동차를 회사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합니다. 어떤 친구는 고급스러운 차를, 또 어떤 친구는 미래 지향적인 차를 혹은 현재에 지금 있을 만한 새로운 컨셉으로 잡을 수 있죠. 우리는 매년 1학기 때 한번, 2학기 때 한번 이렇게 2회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왜 하느냐고요? 운송 디자인 동아리 FORM이 하는 일의 성과를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이런 전시회를 하는 것 자체가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하나의 자극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동기부여의 역할을 하는 거죠. 전시회 개최라는 하나의 공동 목표가 생기고 그것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에서 저와 동아리 팀원들 모두 많이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
 

 

2015 상반기 FORM 전시회

우리 전시회는 전 학년이 참여하거든요. 이번 전시회는 역대 전시회 중 제일 참여 인원이 많았어요. 특히 1학년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죠. 학년별 참여 중 1학년이 비율이 제일 높아요. 1학년이면 조금 서툴 법도 한데 이전까지의 전시회와는 다르게 이번 전시회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정말 잘해줬어요. 신입생이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말이에요. 3학년 학생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낙오 한번 없이 모든 과정에 다 참여를 하면서 요구한 사항을 다 그대로 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이번 상반기 전시는 1학기 전시회치고는 콘텐츠도 많고 작품의 질도 아주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전시회 작품은 대다수가 2D 작품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모형을 만드는 입체작품이 많아졌습니다. 1학년 학생들도 직접 모형을 만들었죠.

 

FORM의 정체성 

‘우리 FORM에 진정으로 필요한 게 뭘까’, ‘동아리의 진짜 목적이 뭘까’를 많이 생각했어요. 동아리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동아리에서만큼은 스트레스 안 받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어요. 강압적이지 않게, 모든 것을 자유롭게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탈퇴까지도 말이에요. 일단은 기존의 전시회에 관습적으로 하던 것들을 많이 없앴습니다. 가령 전시회 지킴이를 두는 것이나 작품 아래에 이름이나 출품자 사진을 붙이는 것, 그리고 패널의 규격을 정하는 것들 말이죠. 학과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하는 거였죠. 그런데 우리는 이런 것들을 다 없앴어요.

우리가 학과생활에서 매일 하는 것이 교수님이 시키시는 대로 하고, 검사받는 거잖아요. 평가를 받게 되니 교수님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작품을 만들게 되죠. 동아리에서만큼은 '학과에서 만들기 어려운 것, 만들어 보고 우리가 진짜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학년들한테도 어떤 식으로 해야 한다고 크게 지시하지는 않았어요. ‘너희가 자유롭게 만들어 보라’고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니까 예상 밖으로 진짜 새롭고 창의적인 게 많이 나오는 거에요. 저희가 1학년의 작품을 소스로 삼고 싶을 정도로요. 선배들로부터도 우리 FORM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앞으로의 FORM

자동차 쪽으로 유명한 학교가 우리 학교 외에도 홍대,중대,한양대 등이 있어요. 이 학교들의 경우는 동아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선후배간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있어요. 그런데 우리학교의 경우 동아리보다는 학과생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동아리 선후배간의 교류도 아쉬운 편이고요. 지금 현직에 실력있는 선배들이 많이 계세요. 지금 우리 FORM의 목표는 선·후배간의 인프라를 잘 구축하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 졸업한 선배들께 먼저 연락드리면서 노력하고있어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할 때에도 선배님들이 오셔서 3학년 학생들을 많이 봐주셨어요. 3학년들도 작업할 때 어디를 고쳐야 할지 피드백이 필요한데 1,2학년들에게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기는 어렵거든요. 지금도 졸업한 선배님들이 회의때마다 오세요. 전시회 마감 전 주말에 오셔서 야식도 사주셨어요. 우리도 현직에 나가게 되었을 때 지금의 후배들을 잘 이끌어줄수있는 선배가 될 거에요. 우리는 FORM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지금처럼, 앞으로의 미래도 밝을거라고 생각해요.

 

 

 

Q. 어떤 작품을 출품하셨나요?


프랑스에 ‘르망24시’라고 매년 6월에 열리는 스포츠카 경주 시합이 있어요. 24시간 동안 트랙을 달리며 누가 더 멀리 갔는지를 가리는 시합이에요. 저는 알파로메오라는 이태리 스포츠카 회사가 미래에  이 르망 24시에 출품할 경주용 차를 만드는 것을 컨셉으로 잡았어요. ‘알파로메오가 2050년도에 르망 24시에 이러한 모델로 출품을 할 것이다’라는 거죠. 다양한 각도에서 스케치를 하면서 동시에 3D 모델링을 병행해서 디자인을 발전시켰죠. 3D모델링을 할때는 알리아스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어요. 가상공간에, 실제 이 차 크기가 어느정도 될지 화면을 돌려가면서 이 차가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 실제 사람시선으로 봤을 때도 멋있게 보일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점검하는거죠. 작년에는 기초 컨셉부터 제가 영감을 받았던 이미지를 넣어가면서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보여주었어요. 지금은 작년 버전에서 더욱 발전이 되었으니까 최대한 다양한 각도에서 스케치를 했어요. 작년은 내가 이렇게 발전시켰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금은 이러한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Q. 전시회를 마치고 나니 어떠신가요? 뿌듯할 것 같은데요.

제 작품은 작년 겨울부터 시작해서 긴 시간동안 준비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요. 작년 전시회에 출품을 했고, 그때 전시한 작품을 지금까지 가공했어요. 그래서 더욱 발전한 버전으로 올해 다시 출품한 거죠. 디자인이 완전 가공된 건 아니기 때문에 ‘잘했다’는 생각은 아직 안들어요. 뭘 어떻게 하든 간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고 계속 더 발전시킬 수 있으니 아직 미완의 작품인거죠. 저는 끝나기 전까지는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지 않거든요. 아직 과정일 뿐이고 끝난게 아니니까요. 저는 욕심이 많거든요.(웃음) 전부 완성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저 스스로 만족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마 다른 동아리원들도 저와 비슷한 입장일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이번 전시회에는 스케치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꽤 받았어요. 저번 전시회때보다 더 나아진 점이 좋아요.

 

Q.앞으로의 목표는요?

제 최종 과제는 이 작품을 3D로 마무리하는 거에요. 이건 아직 그림이잖아요? 아직까지는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발전을 시켜야죠. 원래 차 한 대 만드는데에 대개  5년정도 걸려요. 저 역시 당연히 길게 보고 이 작품을 제일 공들여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에요. 최종적으로 완성된다면 그때 성취감이 느껴지겠죠? 그때까지 계속 노력해야죠. 저 스스로 잘할 거라고 믿어요.

 

 

학과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하나의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부담되는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동아리에 참여해서 시간을 내서 작품을 만들고 전시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단지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FORM 회원의 목소리에 그의 진심이 묻어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그리고 그 일과 사랑에 빠지는 것 . 그것이 우리가 평생 해야할 과제가 아닐까? “우리에게 FORM 활동은 하나의 취미생활과 같아요. 좋아서 시작했고, 좋으니까 힘들어도 즐겁게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덧붙인 그들의 말이 아직까지 감동의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