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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nte: 느림의 미학, 금속공예학과 3학년 기획전시회

  • 작성자 윤예민
  • 작성일 15.05.10
  • 조회수 9950


익스플로러 창이 켜지는 데에는 1초가 넘으면 안 되고 음식 배달이 조금만 늦어진다 싶으면 바로 신경이 예민해진다. 택배는 '총알 배송'인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주문을 할 수 있다. 빠름이 미덕이 된 시대에서 느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빨리빨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보다,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완성되는 공예를 좋아하는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과 3학년 학생들이 2015년 5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조형관 1층 갤러리에서 기획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는 1, 2학년 때 배운 기법들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본인들만의 첫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과제전과는 다르게 3학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한 전시회이다. 전시회의 이름인 안단테는 음악 기호로 '적당한 속도로', '걸음걸이 속도로'라는 뜻으로 수공예가 갖는 느림의 미학과 만드는 즐거움을 음악에 비유해서 만들어졌다.

 

▲ 전시회 내부 전경. 오른쪽 아래 사진에서는 캠퍼스 투어를 와 전시를 감상하는 고등학생들을 볼 수 있다.

 

 

▲ 전시회 지킴이가 사람들의 작품 감상을 돕고있다.

 

 

▲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움직임을 중시하거나 그것을 주요소로 하는 예술 작품

 

 

▲ 예술 장신구들. 목걸이, 귀고리, 브로치, 반지 등이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다.

 

 

▲오토마타(automata):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뜻한다.

 

 

 


Q. 작품설명을 해주세요!

저는 ‘빠져들어 가다’라는 제목으로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작품을 만들었어요. 키네틱 아트라는 것은 움직이는 예술을 뜻해요. 작품 자체가 움직이는 것도 있고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작품도 있어요. 저는 돌아가는 것을 중점으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걸 돌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검은색과 흰색의 같은 모양인 아크릴판이 서로 반대로 돌아가면서 일종의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작품이에요. 착시에 의해 시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예술을 옵티컬아트(Optical Art)라고 해요. 1학년 때 수업에서 배웠죠.

 

Q. 평소 공예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요. ‘이걸 해야겠다’ 하고 바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자료를 많이 찾으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교수님이 어떤 식으로 전개하면 되는지 말씀해 주시면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많이 검색해요. 오토마타의 경우는 동영상 자료를 많이 보고요.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 다양한 자료를 많이 참고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들어요. 계획대로 만들다가 갑자기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전개 방향을 바꾸고 더 잘되는 경우도 있어요. 방법은 다양해요.

 

▲ 직접 만든 반지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Q. 평소에 취미로 금속공예 작품들을 만들기도 하나요?

저희는 평소 야작을 많이 해야 할 정도로 시간이 없고 많이 바빠요. 그래도 잠깐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본인이 만들고 싶었던 작품을 제작해요. 저희는 금속공예학과니까 반지와 같은 장신구를 만들어요. 직접 만든 작품을 친구한테 선물하기도 하고 본인이 착용도 하죠. 지금 끼고 있는 이 반지도 제가 만든 거에요. (곤충인 것 같은데 특이하게 생겼네요. 이건 뭐에요?) 스카라베(scarab)라고, 이집트에 나오는 풍뎅이와 비슷한 곤충이에요. 제가 만든 작품이니까 볼 때마다 뿌듯해요(무거워 보이는데요?) 무겁긴 한데, 저는 잘 끼고 다녀요. (웃음) 또 저희 축제할 때 매년 '쥬얼리 스트리트'를 하거든요. 거기서 저희가 만든 것들을 팔아요.

 

Q. 조정환에게 금속공예란?

저에게 금속공예란 [할수록 재미있는 작업]이에요. 금속공예를 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경험이 쌓이면서 기술도 점점 늘어가요.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알게 되고, 본인이 어떤 방향으로 작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해지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해나가죠. 그리고 금속공예는 제작자가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수공예의 재미를 느낄 수가 있죠. 자기가 직접 만드니까, 다른 산업 생산방식의 제품보다 의미가 있죠. 산업 생산방식 제품의 경우에는 오래 걸리지 않고 뚝딱 나오잖아요. 금속공예를 만들때는 하나하나 마감이나 코팅에 제작자의 모든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거니까 애착이 가죠.

 

 

 

▲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서 있는 임희정 학우

 

Q. 어떤 계기로 이번 전시회를 보러 오시게 되었나요?

저는 평소에 전시회에 관심이 많아요. 또 조형대에 친한 언니가 있어서, 언니들이 전시회한다고 하면 보러 가요. 시간상 모든 전시를 다 보러 가지는 못하지만요. 이번 전시회는 교내에서 지나가다가 포스터를 봤었고 한번 가봐야겠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마침 지금이 공강 시간이라서 구경하러 오게 되었어요.

Q. 이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드는 이유는 뭐에요?

맨 처음에는 이게 새인 줄 모르고 윗부분만 봤거든요. 이렇게 새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게 굉장히 예쁘고 색깔도 예뻐요. 굴곡진 모양이 있는게 작품에서 잘 조화되고 멋있어요. 손잡이를 돌렸을 때 밑에 새가 움직이는 걸 보면 되게 신기하거든요. 멋있죠? 뼈나 이런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을 열심히 하신 것 같고 색깔이나 모양이나 다 멋있어요.

Q.금속공예 전시회를 구경하신 소감이 어떠세요?

여기에 있는 작품 중에 오토마타라고, 손으로 돌리면서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직접 돌리면서 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어요. 곰돌이 같은 캐릭터들도 정말 귀여웠어요. 브로치나 악세사리들도 전부 예뻐서 갖고 싶을 정도더라고요. 만드느라 많이 고생하신 게 보였어요. 모양을 많이 생각하신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작품이 완성된 걸 보고 만드신 분들이 되게 뿌듯하시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전시회 내에 오토마타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패널이 걸려 있어서 이해하기에 더 좋았어요. 제가 평소에 이런 장신구나 예술 작품들에 관심이 많아서 즐거운 전시였어요.

 

 

 

수공예에는 공장생산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너도나도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질린다면 금속 공예 작품을 찾아보자. 제작자의 의도를 추측해 보고, 작품의 제작 과정을 상상하면서 본다면 더욱 즐거운 감상이 될 것이다. 모두가 빠른 것을 원하고, 비슷해져 가는 현실에 지친다면 이번 금속공예과 3학년들의 기획전시회 제목인 안단테(ANDANTE)처럼, 가끔은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정신없이 빠르게 살 때 놓쳤던 많은 것들이 보이고, 지루하던 일상이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