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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국민인] 미국에서 온 그녀, Malina Fairchild

  • 작성자 박차현
  • 작성일 15.07.24
  • 조회수 12026

 

캠퍼스에서 외국 학생들이 거닐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제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나라 간, 대학 간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국민대에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다. 대부분은 교환학생으로 단기적으로 한국에 머물다 간다. 하지만 여기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유학까지 감행한 당찬 국민*인이 있어 만나보려 한다. 우리나라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어딜까? 아마 열에 아홉은 “미국”이라 자신 있게 외칠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미국. 이번 <또 다른 국민인>에서는 미국에서 온 말리나를 만나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Indiana 주에서 온 22살 Malina Fairchid라고 합니다. 유학생이고요. 국민대학교에서 행정정책학부에 다니고 있습니다. 2013년도에 국민대학교로 편입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교내 기숙사에서 머물고 있어요.

 

Q. 어떻게 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나요?
A. 6년 전에 제 오빠가 한국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오게 되었어요. 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어요. 그때 오빠를 보러 한국에 오게 되었고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10일 정도 머물면서 한국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받았죠. 그 이후에 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다가 이렇게 오게 되었어요.

 

 

 

Q. 한국어를 무척 잘하시는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A. 한국어는 혼자 독학을 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매력을 느껴서 배우기로 마음을 먹었고 미국에서 인터넷이랑 책을 통해서 공부했어요. 또 주말마다 가는 한글학교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한글학교는 4학기를 다녔어요. 그런데 거기선 언어적인 거보다는 문화를 더 많이 배웠던 거 같아요.

 

Q. 한국 이름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가지게 되었나요?
A. 아, 우선 제 한국 이름은 배다예에요. 이 이름은 6년 전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친한 한국인 친구가 지어줬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아요. 제 이름인 Malina하고도 전혀 관계가 없고요(웃음). 우선 ‘배’는 제 미국 성 Fairchild랑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쓰게 되었어요. ‘다예’는 친구가 예쁜 이름이라고 지어줬어요. 그 이후에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한국 친구들을 만날 때면 미국 이름과 한국 이름을 다 알려줬어요. 그리고 점점 ‘다예’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불렸죠.

 

 

 

Q.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A. 제가 살았던 Indiana하고는 너무 달랐어요. 첫 번째로는 Indiana는 진짜 시골이에요. 그래서 서울에 와서 큰 도시에 대한 인상이 남았어요. 모두가 바쁘게 사는 거 같았어요. 처음엔 정신이 없었는데 또 이렇게 빨리빨리 생활하는 데 익숙해졌어요(웃음). 사람들을 만날 때도 밝게 맞아주는 모습이 좋았어요. 외국인에 대해서 불편해하거나 꺼릴 줄 알았는데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어요.

 

Q.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었나요?
A. 저번 학기에 국민대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어요. 제 버디가 서울의 유명한 곳을 많이 알려줬어요. 저 나름대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버디가 많은 도움을 줬어요.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을 하면서 한국에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또 한 가지는 친구들과 DMZ를 방문한 것이에요. 제가 한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판문점도 보고 비무장지대를 구경할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Q. 국민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아, 아까 말씀드렸던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국민대학교를 알게 되었어요.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국민대학교 교수님이셨어요. 교수님한테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국민대학교를 알게 되었고 편입까지 하게 되었죠. 제가 행정정책학부를 선택한 이유도 교수님의 영향이 컸어요. 물론 저는 언어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행정에 대해서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Q. 여가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A.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많이 해요. 새로운 것을 접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여러 곳을 다녔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는데 여가는 아니지만 즐겁게 하고 있어요. 한성대 근처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인데 주방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직접 파스타도 만들고 요리를 하고 있어요. 이제 3개월 정도 됐는데 적응도 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착하고 잘 대해줘서 힘들지 않고 재미있어요.

 

 

 

Q. 앞으로의 목표는?
A. 제 꿈은 언어학자예요. 또 한국에서 통역이나 번역 일을 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살면서 통역이나 번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거든요. 예를 들어서 제 친구가 출입국사무소에 갔었는데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대요. 그런 곳은 외국인이 많이 가는 곳인데 영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인 거 같아요. 병원을 가도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든 점도 있었어요.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어와 영어를 다 같이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언어를 더 공부해서 외국인과 한국인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우리가 어학연수, 교환학생을 많이 갈 때 그녀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와서 공부하기를 마음먹었다는 점이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그녀. 그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