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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디자이너, 당신이 바로 조형대학 40년의 역사입니다.

  • 작성자 신진효
  • 작성일 15.10.23
  • 조회수 13670

국내 대학 최초로 '조형'이라는 명칭을 단과대학에 붙이며 당차게 출범한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다. 조형대학은 디자인이란 단지 미술을 응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독자적인 영역임을 강조하며 국내 디자인 교육을 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고등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최고의 워너비 교육 기관이 되었다. 조형대학은 출범 40주년을 기념하여 그동안의 디자인 교육 역사를 담은 책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을 발간했다. 교수, 동문, 외부 전문가 63명이 2년 동안 준비한 이 책은 국내 디자인 역사를 담고 있어 단순한 사서의 의미를 넘어 디자인 전공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지금의 국민대학교가 있기까지 큰 주춧돌이자 대들보가 되어준 조형대학 40년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그 역사의 현장을 다녀왔다.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의 출판기념회가 지난 10월 22일 조형관 1층 로비에서 열렸다. 출판기념회에는 명예 교수, 재직 교수, 외부인사 그리고 여러 동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조형대 부학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출판기념회는 조형대학장의 환영사와 국민대 총장의 축사로 식순을 이어갔다. 뒤이어 편집위원장이 1년간의 경과보고와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서적의 내용과 그 의미를 소개한 뒤 명예교수와 동문 대표에게 서적을 증정하는 세레모니를 가졌다. 동문 대표에 대한 서적 증정은 현 조형대학 학생회장이 직접 전달해 더욱 의미 있었다. 내빈들의 회고담 발표로 추억을 되새기며 출판기념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조형 갤러리에서는 조형대학의 역사가 담긴 졸업앨범, 역대 조형전 포스터, 사진 등을 전시했다.

 

1975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故 김수근 교수(조형대학 초대학장)가 건축학과, 의상학과, 장식미술학과, 생활미술학과를 통합해 '조형학부'로 개편했고, 1980년에 국민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조형학부도 조형대학으로 승격했다. 1970년대 중반에 조형전이라는 대규모 종합 전시회를 열어 3년 간 전국을 순회하면서 조형대학의 새로운 교육을 알렸을 뿐만 아니라 국민대학 전체에 대한 위상도 높였다. 현재는 건축대학으로 독립한 건축학과를 제외하고도 8개 학과로 분화하며 신설 분야에 대한 전문 교육으로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 책은 이러한 출범초기부터의 역사를 회고하며 교육이념, 교과내용, 학과와 전공 등의 변화 과정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조형대학의 전문 디자이너들을 통해 발간된 책답게 사진과 이미지 등 그래픽 요소들로 잘 디자인해서 전혀 고답적이거나 딱딱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도 한국 디자인의 다양한 현장과 역사를 시각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서일 뿐만 아니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디자인 안내서로서의 의미도 있다. 현재 1쇄 1000부가 출판기념회 증정본으로 배부되었고 2쇄부터는 국민대학교 출판부의 이름으로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달고 정식으로 서점과 도서관으로 유통된다.

 

조형대학 사서를 발간하기 위한 편집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구성된 것은 2014년 7월 즈음이다. 반년 가량은 기초 자료를 수집했고, 지난겨울부터 편집위원회가 집필하고 외부 집필가에 대한 기고 의뢰가 병행되었다. 또 조형대학 내의 9개 학과 주임 교수들이 학과의 역사를 기초자료 수합과 함께 집필했다. 환경디자인연구소가 발간 주체가 되고, 편집위원회가 실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조형대학, 디자인대학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환경디자인연구소가 예산을 후원했다. 모두 조형대학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관들이다. 다음은 편집위원장 전용일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다.

 

Q.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을 발간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의 역사를 담은 사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어서 추진된 사업입니다. 대학 사회가 그렇지만 4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까 아카이빙 사업이라고 하는 자료보전에 굉장히 소홀했습니다. 과거를 모르는 미래는 없다고 여러 가지 미래 발전 전략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사료와 기록이 필요했습니다. 또, 초창기에 이 대학을 만든 1세대 교육자들, 선배교수님들이 아직 생존해 계시지만은 이제 많이 연로하십니다. 아직 우리를 도와주실 수 있을 때 더 미루지 말고 추진해서 40주년에 맞춰서 발간하려 했습니다. 또 하나의 취지는 국민대 조형대학이 디자인, 공예, 건축 분야에서 중심적인 교육기관으로 부상했는데 이를 명실상부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근거 없는 자화자찬이 될 수도 있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배경이나 과정들을 좀 더 꼼꼼히 찾아보고 기록해서 객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 조형대학 출범 40주년을 기념하며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동료교수님들에게는 이번 사서 발간이 이런 아카이빙 사업, 기록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했던 기록에 관한 일들, 우리 과거 이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동문들께는 우리 대학 역사는 동문 배출의 역사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목을 '굿 디자이너'라고 붙인 이유도 '조형대학 역사는 다름 아니라 굿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역사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동문들이 있습니다. 이 동문들의 성과가 바로 우리 대학의 역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이 우선 듭니다. 본인들의 성취나 성과에 더 자부심을 느끼고 후배들이 계속 디자인의 길, 선배들의 길을 갈 수 있게 기를 모아주시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조형대학 40주년 기념 엠블럼과 이번에 발간되는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

조형대학 40주년 기념 엠블럼과 이번에 발간되는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

 

조형대학은 출범과 동시에 학계와 산업계로부터 신선하다는 호응을 받았다. 전국을 순회하며 조형전을 열어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절 지방에까지 개념을 전파했고 선구적인 교육방식으로 국내 디자인 교육을 이끌어 왔다. 조형대학은 한국 디자인 산업과 역사를 함께 해왔기 때문에 그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긴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굿 디자이너, 조형교육 40년」은 우리 대학의 사서일 뿐만 아니라 한국 디자인의 역사책이기도 한 것이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국내 디자인 현장과 역사를 조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도서가 되고, 우리 대학 학생이라면 우리의 역사서이기 때문에 더욱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