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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국민*인은 다르다!

  • 작성자 정주환
  • 작성일 16.05.11
  • 조회수 17587

 

‘대학 친구는 다 가식이야.’, ‘중고등학생 때 친구가 평생 친구야’라는 말, 낯설지가 않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새내기 때를 생각해 보자. 당시 우리는 타지에서 온 사람, 다양한 사람들을 사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려 있었지만, 이제는 체념하곤 한다. 그렇다면 대학생 때 사귄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고 평생 친구도 될 수 없을까? 이 질문에 ‘아니다.’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있다. 교내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이어온 진정한 친구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친구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자.

 

 

Q. 안녕하세요~ 옆에 있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 주세요!

김) 제 친구 한미나! 저보다 한살이 많으니까 언니라고 해야겠죠? 같이 있으면 힘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요. 비타민 같다고 해야 하나? 또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주변 정리나 청소를 열심히 해요. 저랑은 좀 반대되는 모습인데, 그런 점에서 많이 배운 거 같아요.
한) 영은이는 저보다 동생이지만 때론 언니 같아요. 그만큼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는 거죠. 말이 잘 통해서 대화하면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요. 아! 그리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좋은 친구라 정말 부러운 친구랍니다(웃음).

Q. 특별히 친해진 계기가 있나요? 

김) 아무래도 기숙사 한방에 배정받은 게 가장 크지 않나 싶어요. 원래 룸메이트끼리는 자주 치고받고 하잖아요. 저희도 그랬거든요. 나쁜 게 아니라, 그러면서 더 가까워지는 거 같아요. 서로 배려하기도 하고 잘 알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온종일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요즘 주위 학생들을 보면 룸메이트에 반감을 보이더라고요. 저는 친구 사귀는데 이만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들 양보하면서 생활하고 어떤 주제든 진심으로 대화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한) 공감해요. 이뿐만이 아니라 학회에 들어가서 제가 13학번 기장을 맡았어요. 신입생 신분으로서 대표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고 모르는 것도 많았죠. 동기들이 다 같이 친해질 수 있도록 제가 나서고 그랬어야 하는데 힘들더라고요. 그때 룸메이트인 영은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밤마다 방에서 고민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 이후로 학회에서 제가 ‘이것 좀 하자!’고 하면 먼저 나서주더라고요. 그때 되게 감동했어요. 고민을 들어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같이 해결해 준 친구예요.

 

 

Q. 이 얘기는 꼭 들어봐야겠어요. 둘이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고요? 이렇게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김) 네, 작년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약 9개월 동안 다녀왔어요. 모든 대학생이 그렇듯 막연하게 ‘영어 공부하고 싶다.’, ‘외국 여행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둘 다 가지고 있었어요. 저희 둘은 생각만 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겼죠. 성인이 돼서 만난 친구의 장점이랄까요? 아무래도 미래에 관해 얘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많아서 결단을 빨리하는 거 같아요.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게 되고요.
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일 거예요. 저희가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단돈 100만 원을 가지고 떠난, 아니 도전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저도 영은이 말에 동감해요. 오히려 대학에서 만났기 때문에 이런 담대한(?) 도전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호주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서로 의지를 많이 했을 거 같아요.

김) 가자마자 일자리부터 구했어요. 저는 카페에서 일하고 언니는 레스토랑을 다니게 되었죠. 일부러 다른 곳에 다녔어요. 그래서 처음엔 힘들었는데 주위 환경에 적응하고 나니까 괜찮더라고요. 물론 언제나 의지하고 싶은 적은 있었죠. 타지에 오랫동안 있으니까 한국이 그립기도 했어요. 혼자면 당장에라도 돌아가고 싶었을 텐데, 일 끝나면 밤늦게 귀가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재밌는 일 등을 공유했거든요. 그런 식으로 힐링했던 거 같네요. 뭔가 가족 같은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할까요?

 

 

 ▲멜버른에서 열린 한국 문화축제에 참여해 외국인들에게 풍물놀이를 알렸다.

 

Q. 제가 대학에서 만난 진정한 친구 두 분을 제대로 찾은 모양이네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한국 문화축제에 관한 에피소드는 뭐죠?

한) 저희 둘이 평일에는 일만 해서 어디 놀러 갈 틈이 없었고 주말을 이용해서 많은 경험을 했어요. 큰 공원에 가서 보드 타기, 배드민턴을 하면서 운동을 하고 틈틈이 도서관에 가 영어회화 공부도 같이 했어요. 그중에서도 멜버른에서 한국 문화축제가 열린, 그 축젯날이 기억나요. 일차적으로 한국이 그리워진 상황에서 마침, 한국 음식을 팔고 우리나라 전통을 보여주는 태권도, 한국무용, 풍물패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거든요. 우리 전통 무대를 타지에서 보니 울컥했어요. 아, 그리고 당시 외국인 관람객도 많았는데, 저희가 풍물패 학회 활동을 했었거든요? 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에게 설명도 해줬어요. 뿌듯했죠(웃음).

 

 

 

Q. 대학생들 사이에서 ‘대학에서는 진정한 친구 만들기 어렵다.’ 이런 오해가 많잖아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 그런 생각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도 사실 입학 전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인연을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이제는 부인하고 싶네요. 서로 맞춰간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대학 와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데 깊은 관계를 맺는 한 명의 친구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학교생활 3년 차인데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너무 즐거웠고 앞으로는 더 기대돼요.
한) 저는 다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동아리나 학회 활동을 하잖아요? 다들 그런 소속은 가지는데 그 기회 속에서 시간을 억지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있는 거 같아요. 저는 영은이랑 있는 시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어요. 친구 그 존재만으로도 행복할 줄 아는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Q. 안녕하세요~ 옆에 있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 주세요!

오) 하영이는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개성이 강한 친구예요. 특히 옷 입는 거요! 멋쟁이예요. 하하. 아, 성격은 잘 맞는 편인데 다른 게 있다면 고민이나 난처한 일에 부딪히게 되면 저는 복잡하게 생각하고 조급해지는 편인데 이 친구는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지내요. 그 점이 부러운 친구죠.
최) 제 친구 해림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스럽고 감성적이라 눈물이 많은 친구예요. 저는 그런 편이 아니라 신기할 따름이죠. 아, 그리고 저희가 여행을 자주 갔는데, 그건 이 친구가 계획적이고 꼼꼼한 성격을 가져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Q. 처음 만난 날 기억하세요?

오) 저는 입학식이 기억나요. 첫인상이 좋진 않았어요. 일단 늦게 참석했거든요! 옷, 머리스타일부터 특이했어요. 뭔가 불량해 보였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아, 개성 강한 애가 우리 과에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최) 공교롭게 저도 같네요. ‘아, 얘는 진짜 나랑 안 맞겠다, 못 친해지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공주 같은 이미지에, 내숭 떨 거 같았거든요.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겉만 다른 거였어요. 막상 말을 해보니까 엄마같이 사람 잘 챙기고 책임감 있는 아이더라고요. 저처럼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여러분! 친구를 놓칠 수도 있어요.

 

Q. 중국에서 1년 간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들었어요.

오)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천진에 있는 천진외국어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어요. 교환학생 가기 전에 면접을 봐요. 교수님께 둘이 꼭 같이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다행히 둘다 면접이나 이외 조건을 잘 갖춰서 갈 수 있게 되었죠. 다행이에요. 물론 일차적 목표는 ‘가서 공부 열심히 하자!’였지만 방학 때는 여행만 다녔을 정도로 둘의 추억거리가 많답니다. 북경, 내몽고, 광저우, 실크로드, 시안 등 지역 수로만 해도 약 20곳이 되는 거 같네요.
최) 맞아요. 방학엔 밖에만 있었던 거 같아요. 가고 싶었던 곳이 많았어요. 하지만 낯선 땅이라 여행이 불안하긴 했죠. 이때 해림이 성격 덕 좀 많이 봤어요. 여행코스를 빡빡하게, 빈틈없이 짰어요. 워낙 계획이 철저한 친구라 의지가 되고 걱정도 줄더라고요.


Q. 그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여행이 있나요?

최) 원래 백두산 여행을 가려고 일정을 완벽하게 짜놨었어요. 그런데 비행기가 연착돼서 다 틀어졌죠. 아쉬운 마음에 선택한 곳이 청더 여행이었어요. 생각보다 볼 게 없고, 물가가 비쌌어요. 이렇듯 여행했던 환경이 열악해서 더욱 기억에 남네요. 나중에는 돈도 없고 복귀하는 버스도 타지 못해 결국 기차를 탔어요. 8시간 동안의 끔찍한 여정이었죠… 그때 마침 기차 안에 농민공들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이라고 하니까 박수치면서 환영해 주고 먹을 것도 주더라고요. 뜻밖의 환대(?)를 받아 둘이 좋아죽었죠(웃음). 이후 어떤 여행을 가더라도 이때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비교하게 돼요. 그래서 잊을 수 없어요.

 

 

 ▲서로가 있었기에 어려운 여정을 해낸 둘

 

Q. 둘이라서 이 힘든 여정도 이겨낸 거겠죠?

오)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중국이 워낙 크다 보니까 이동시간이 길어요. 저희는 기차를 50시간까지 타봤는데, 다른 친구랑 갔으면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체력적인 부분에서 지칠 수밖에 없거든요. 근데 하영이는 그것마저 즐겼어요. 힘들어하는 저한테 말도 많아 걸어주고 고마웠죠. 덕분에 여행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보기 좋네요. 마지막으로 국민*인에게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말해 주세요.

오) ‘친구’라는 존재는 내가 부족하거나 없는 면을 채워줄 수 있어요. 사람은 사람한테 배우잖아요. 저는 저의 감성적이고 매사에 집착하는 성격을 반대인 이 친구를 통해 이성적이고 침착함을 배웠어요. 학생으로서 취직, 학점에 관한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인간의 내면, 성격은 책이나 수업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 소중함을 모든 학생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최) 중·고등학교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대부분의 시간, 일거수일투족을 보내기 때문에 친해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 소중함을 모르죠. 반대로 대학은 구조상 그럴 수가 없어서 그만큼 가까워지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더 소중한 거죠.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고 기쁠 때 기쁜 소식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 대학생활 4년 동안 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요?

 

 

‘대학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힘들다.’라는 생각. 어쩌면 위의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 사이에 특별한 사건이나 운명적인 만남이 있던 건 아니다. 단지, 일반적인 생각을 버리고 진심으로 서로 대했다는 것, 이들이 ‘진정한 친구’가 된 이유다. 그리고 혹시 지금까지 옆 친구를 ‘사람’으로만 생각했다면 마음을 열고 다가가자. 위 기사가 보여준, 국민*인의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믿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