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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최초의 민족사학, 국민대학교
자주국가 수립을 위한 사상적 기반, 민족사학
1945년,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해방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도둑처럼 갑자기 찾아온 해방 앞에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우리는 많은 혼란에 직면하게 된다. 자주적 국가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은 국제 정세에 반발하지 못하고 반강제적으로 미군정 하에서 통제를 받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사회 곳곳에서는 나라를 재건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그 동안 일제치하에서 학습 받았던 식민사관을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자주국가 수립에는 사상적 기반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식민사관을 탈피하고 민족사관을 바로 세워 자주국가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민족사학의 건립이 필요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머릿속에 식민사관을 심어 놓으려 무던히도 노력했다. 민족적 사상을 지워야만 자주적 사고가 사라지고, 자주적 사고가 사라져야만 나라가 역사에서 지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욕의 세월을 뛰어넘어 희미한 촛불처럼 일제의 억압 속에 민족사관을 지켜왔고, 해방이후 그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1946년 미군정 아래에서도 불구하고 임시정부 요원들을 주축으로 하여 최초의 민족사학 국민대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교육은 개인의 사고와 사관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또 이를 통해 사회생활의 신념과 양식을 변화시켜 사회 진보의 원동력을 갖추게 하는 모든 사회의 근간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먼저 사학을 바로세우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국민대학설립취지서의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으되, 우리는 특히 무엇보다 먼저 교육사업에 착안치 않을 수 없으니 … 사회 진보의 원동력이 될 것이며 국가의 정기를 공고케 하는 대업이니…] 라는 대목만 보아도 국민대학교의 남다른 설립취지와 이에 담긴 민족적, 역사적 의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학교, 순탄치 못했던 역사
1945년 12월 환국한 신익희는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국립대학 설립의 필요성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게 되었다. 1946년 3월 김구와 김규식, 조소앙 등 임시정부의 주 요인들이 명예회장으로 하여 설립기성회를 발족,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민족대학을 설립하기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로부터 두 달 후, 본격적으로 설립기성회 발족 사실을 언론에 공표하고 설립 자금 모금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 당시 대한민국을 통제하고 있던 미군정에서는 이러한 임시정부의 독단적인 움직임이 마음에 들 리 없었다. 더군다나 중앙일보의 [국립 대학 설립 준비] 라는 기사는 미군정의 심기는 많이 불편하게 했을 것이 틀림없다.
국립대학은 나라가 세우는 것이 분명하나, 미군정 아래 대한민국은 아직 형식적으로 조차도 그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미군정에서도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국립 서울대학교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족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정부의 정통성을 염두에 두고 본질적 국립을 판가름 하자면, 당연히 임시정부의 ‘국립’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결국, 이러한 정치적 문제로 인해 1946년 9월 1일 국립 서울대학교와 같은 시기에 개교를 하고도 그해 12월에 가서야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것도 정규 대학이 아닌 [국민대학관] 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이렇게 인가를 받게 된 것도 ‘국대안 파동’ 의 여파로, 광복 조선에 미군정이 설립한 대학이 국립이라 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의 여파로 이루어 진 것이다.
이처럼 역사적 정통성과 시대의 아픔, 그리고 민족적 의지를 지니고 있는 국민대학교는 분명 타 대학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뿌리 깊은 역사와 도전적 정신을 지닌 국민대학교.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이를 미래를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삼아 더욱 더 발전 해 나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