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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름은 뭔가 특별하다 - 넌 이름이 뭐니?

  • 작성자 정으뜸
  • 작성일 11.04.15
  • 조회수 17177



 수업 전 출석 확인을 할 때나 자기소개를 할 때 특별한 주목을 받는 학생들이 있다. 대학생이라면 그저 평범한 일들 중 하나인 이 두가지를 할 때 주목 받는 이유는 바로 특이한 이름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주목이 어떻게 느껴질까? 이름 만큼이나 개성이 넘치는 국민*인들을 만나보자.

 

김모아라 (식품영양 07)

제 이름은 김모아라 입니다. 성은 쇠금(金)이고, 이름은 순 한글로 '모아라'입니다. 금을 모아라, 금을 모아서 부자 되라는 뜻입니다. 이름 때문에 크게 놀림 받은 적은 없지만 제 성이 변 씨가 아닌 걸 정말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제 이름이 ‘변모아라’ 였다면 당장 개명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순수 한글 이름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름 덕분에 사람들과 얘기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사교성도 좋아졌고, 단체 생활을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제 이름이 정말 좋습니다. 


남달리 (연극영화 11)

제 이름은 남달리 입니다. 남들과 다른 개성 넘치는 인생을 살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특성상 촬영을 많이 하는데, 촬영장비 중에 달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장비가 고장이 나면 선배님들은 “달리가 고장 났으니 (남)달리가 대신해”하고 농담을 던지시곤 하십니다.

어렸을 적엔 위인전에 제 이름이 하도 많이 나와 이름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이름 만큼이나 정말 남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 이 이름이 저에겐 딱 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비 (금속공예 07)

제 이름은 유비입니다. 어머니께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장군을 생각하시며 지어주셨습니다. 庾(곳집 유)를 쓰는 한자도 흔하지 않아 성 또한 특이합니다. 사람들은 제 이름을 한 번 듣고 난 뒤 쉽게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가끔은 중국인 학생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거나 특히 단체 생활을 해야 했던 군대에서는 누구나 외우기 쉬워서 지목받아 일을 해야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이름 때문에 겪는 일들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저는 제 이름이 정말 마음에 들고 자랑스럽습니다.


최브니엘 (연극영화 10)

제 이름은 최브니엘 입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지명 이름으로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중·고등학교 모의고사를 볼 때 답안지 이름 칸이 세 칸이다 보니 ‘최브니’까지 밖에 못 적은 기억이 있습니다.

대부분 처음 만난 사람들은 이름을 듣고 못 알아듣거나 외계인 이름 같다고 까지 합니다. 그러나 다시 만날 땐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알리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나래 (중어중문 11)

제 이름은 강한나래입니다. 순 한글 이름이고 ‘큰 날개를 펼쳐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종종 동생이름은 약한나래냐고 놀리기도 합니다. 제 이름은 몇 없어서 인물검색을 하게 되면 바로 제가 나옵니다.

어렸을 적 친구가 저를 인터넷으로 찾아 몇 년 만에 다시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대부분 성과이름을 같이 불러줘서 ‘강하다’라는 단어가 굉장히 친숙합니다. 실제로 이름처럼 힘도 세고,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합니다.


김드보라 (행정정책 10)

제 이름은 김드보라 입니다. 성경 사사기 4장에는 제 이름이 나옵니다. 드보라는 최초의 여성 사사(지도자)입니다. 드보라처럼 ‘여성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성격이 내성적인 편인데 특이한 이름 때문에 주목받을 때가 많아 성격을 보안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새 학기가 시작 될 무렵에는 누구나 다 제 이름에 대해 물어봅니다. 한번은 수업을 마치 신 강사님이 제 이름을 기억하고는 "할렐루야!"를 외치신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이름이 항상 좋습니다. 특이하고 남다르니까요!


 

 기사 속에서 만나본 학생들 외에도 많은 국민*인들이 안뜰봄누리, 김별마로, 배꽃잎희네, 김바우참, 조은나라 등의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또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아쉽게도 모두 다 만나보지는 못했다. 짧게는 20여년을 ‘특이하다’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온 이들에게는 이름에 대한 주목이 약간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름 때문에 받는 관심이나 시선까지도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그 어떤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름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며 살아간다. 누군가 우리들에게도 “넌 이름이 뭐니?”하고 묻는다면 소중한 내 이름을 자신 있게 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