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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국민인] 센배노, 안녕하세요? 우리는 몽골유학생입니다.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대학교는 현재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국가의 학교들과 교류한 결과, 캠퍼스에서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동서양을 가로질러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 학생들 외에도 몽골, 터키 등의 낯선 국적의 학생들도 적지 않다.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 중에서 이번에는 몽골에서 온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낯설지만 친근한 외국인, 몽골인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엥: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이 멋진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유학을 결정했던 결정적 이유는 외국에 비해 학비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돼서 였어요.
2. 그럼 왜 국민대를 선택했나요?
오: 몽골학교에서 국민대를 추천 받았고, 한국에서도 한국학생들이 쉽게 올 수 있는 대학이 아니라 들었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끼고 선택했습니다.
3. 몽골하면 광활한 초원 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몽골은 어떤 나라인가요?
엥: 제가 살던 울란바토르는 서울과 비슷해요. 한국에서 시골에 가면 산과 밭이 있는 것처럼 말이나 유목민이 사는 드넒은 초원은 시골에 가야 볼 수 있어요.
오: 징기스칸의 역사가 존재하는 나라예요. 한국 TV에서는 몽골을 방송할 때 초원만 보여 주는 것 같아서 대부분 말을 타고 다니는 줄 알고 있어요. 전혀 아니에요! 말도 있지만 차도 있고, 움막도 있지만 아파트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4. 한국에는 적응 완료했나요?
엥: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이였지만 서울 곳곳을 가보고, 강원도에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이제는 TV방송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특히 주말에는 1박2일을 꼭 챙겨 봐요.
빌: 7년이라는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지만 아직은 외로움이 더 커요. 한국 사람들이 한국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을 무시한다는 걸 느낄 때 마다 아직은 먼 나라인 것만 같이 느껴져요.
5. 한국의 봄은 어떤가요?
엥: 몽골도 4계절 이예요. 그런데 몽골에서는 봄에 벚꽃을 볼 수 없어요. 학교에 핀 벚꽃을 보고 한국의 봄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오: 한국은 약간 덥다고까지 느껴지는데 몽골의 봄은 좀 쌀쌀해요. 꽃도 많이 피지만 벚꽃은 없어요. 여의도 봄꽃 축제에는 여자 친구들과 많이 가봤죠.
6. 한국 와서 느낀 문화적 충격이 있었나요?
빌: 남자가 군대에 꼭 가야 한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래서 연예인들이 군대 안 가려고 했던 일들이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 신기해요.
오: 남자들이 스키니바지를 입고 다닌다는 것이 이상했어요. 쫙 달라붙은 바지가 불편에 보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도 입고 있을 정도로 스키니바지를 입는 게 자연스러워요.
만: 몽골에서도 고기를 많이 먹지만 한국에서는 개고기를 먹는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지금도 왜 개고기를 먹는지 이해 할 순 없지만 한국의 문화라 생각하고 이해해요.
7. 한국과 몽골의 20대 문화는 차이점이 있나요?
엥: 차이가 별로 없어요. 제가 몽골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말을 타고 다녔냐고 물어봐요. 그럴 때 마다 몽골은 한국과 비슷하다고 말해줘요. 정말 다를 것이 없어요. 우리도 클럽에 다니고 그래요.
빌: 문화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몽골에서는 대부분 고기류를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 나이에 비해 더 들어 보여요. 한국 20대들은 정말 동안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를 일부러 속여 말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몽골에서는 제 나이 말하기를 꺼려하지 않아요.
8. 한국의 음식은 외국인에게는 매운데,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나요?
엥: 저는 닭볶음탕처럼 매운 음식을 좋아해요. 몽골에서는 대부분 양고기, 소고기 등의 고기류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기 때문에 담백하게 먹어요. 한국에 와서 매운 맛에 반했어요.
빌: 삼겹살과 육개장을 같이 먹는 걸 좋아해요. 몽골의 담백한 맛과 한국의 매운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맛있게 매운 것이 한국음식의 특징인거 같아요.
9. 학교생활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엥: PPT자료로 공부하는 것이 어려워요. 수업시간에 교수님 말씀을 잘 못 알아들어 대충 넘어간 부분은 집에 와서 많이 고민하고 가능하면 예습과 복습은 꼭 해요.
빌: 어학당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전공수업처럼 어렵지는 않아요. 한국어와 몽골어의 어순이 같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지금은 한국말 배우는 게 재미있어요.
10.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엥: 학과 수업에서 조를 나누어서 뮤지컬을 했었어요. 저희 조는 슈퍼스타k라는 주제였어요. 무대에서 서로 즐기고 연기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11. 국민대에서 생활하면 서 본 학생들은 어떤가요?
엥: 우리 학교 여학생들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자기한테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아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오: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다들 친절해요. 의사소통이 안 되면 답답할 만도 한대 잘 모른 것을 물어보면 이해할 때 까지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12.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은 무엇인가요?
엥: 몽골에서 일반인의 월평균 월급이 한국 돈으로 따지면 40만 원 정도예요. 하지만 물가는 한국과 비슷해요. 문제가 많죠. 한국 유학을 마치고 몽골로 돌아가면 정치와 관련 된 국가기관에서 이런 문제들을 바로 잡는 일을 하고 싶어요. 또 런던으로 가서 석사 학위를 위해 공부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오: 건축학을 공부하고 난 뒤 몽골에 돌아가서 63빌딩과같이 멋진 건물을 짓고 싶어요. 디제잉에도 관심이 많아서 앞으로 열심히 배워 유명한 DJ가 되고 싶기도 해요.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꿈이 많아요.
만: 어학당 4급이 되면 국민대에 입학 할 수 있어요. 연극영화과에 입학해서 연기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몽골에 돌아가서 연기자로서 연기생활을 준비할 것입니다.
빌: 몽골에 있을 때 모델 일을 했었어요. 어학당을 마치고 연극영화과에 입학하여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난 뒤, 몽골에 돌아가서도 모델 일을 계속 할 것입니다.
13. 마지막으로 유학생으로서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만: 서로의 문화를 많이 공유하고 싶어요. 그런데 막상 한국친구들이 유학생들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저희를 이해해주고 편안히 다가와 주면 좋겠어요.
몽골인 학생들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요즘 흔히 쓰는 '대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농담을 주고받았던 걸 생각해보니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몽골에 대해 떠오르는 것은 말과 초원이라고 말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아직은 나와 같은 국민*인들이 있어서 다른나라 유학생들과 친해지는 것이 익숙치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나 한국인 친구를 사귈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다. 수업시간이나 캠퍼스에서 만난 이들에게 센배노~하고 인사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가? 몽골에서는 한국을 슬롱고스 (slongos)라는 ‘무지개가 뜨는 아침의 나라’로 부른다고 한다. 몽골인들의 가슴속에 한국이 ‘무지개’를 가리키듯이, 국민*인들의 마음속에도 그들이 친근한 이웃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