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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토크人] KBS 촬영기자 최종 합격, 윤성구(국제통상학 04)를 만나다

  • 작성자 박수연
  • 작성일 10.11.04
  • 조회수 16694

 

 지난 10월 말, KBS의 공개 채용 결과가 발표되었다. 약 1만 명 중에 61명만이 합격한 '언론고시'의 합격자 명단에는 우리 학교 학생이 포함되어 있었다. KBS 촬영기자에 합격해 KBS의 예비사원이 된 윤성구 (경제학부 국제통상학 04) 학생을 만나 그가 간절하고 치밀하게 꿈꾸던 미래가 현실이 된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촬영기자의 영역과 일에 대한 소개
 크게 보면 사건사고를 취재해 뉴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KBS의 경우는 보도본부아래 보도국과 보도영상국이 존재합니다. 보도국에서 일하시는 기자를 취재기자라고 하고, 보도영상국에서 일하는 기자를 촬영기자라고 합니다. 촬영기자와 취재기자는 한 팀이 되어 뉴스의 리포트를 만듭니다. 방송사 뉴스의 특성 상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으면 뉴스를 만들 수 없습니다. 사건사고를 글로 취재하는 사람이 취재기자라면 영상으로써 취재하는 사람이 촬영기자입니다.
 방송국의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다녀서 많은 분들이 카메라 감독과 촬영 기자를 헷갈리는 일들이 많은데 카메라 감독님과 저희 촬영기자들은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기자를 지망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년간 신문부 활동을 하면서 외부 초빙 강사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 제가 시사적인 부분이나 영상 쪽 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아시고 촬영기자라는 직업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촬영기자를 되기를 강하게 바랐습니다. 제가 바라고 있는 일이 제게 맞는 일인지를 알아보고 싶어서 6개월의 휴학 기간 동안의 KBS 취재보조 일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사건 사고 현장에 나가는 것은 정말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용산 참사,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아, 내가 정말 이 일이 아니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장의 가운데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이 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이 촬영기자이고 그러한 일련의 모든 일들이 기쁘고 흥분되는 일이었습니다.

-경제학과에 들어간 이유는?
 현업의 기자님들이 촬영기자란 것이 방송 기자 직종이므로 영상과 관련한 부분은 입사 후 다 배울 수 있다며 인문학 전공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경제학 과목을 좋아했기 때문에 경제학과를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도움이 컸습니다. 경제학과인데 왜 지원을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제가 생각하는 경제학은 어느 학문보다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 과정을 설명하는 것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학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돌발사건 사고를 취재하러 나갈 때 촬영기자는 빠른 시간 내에 그 원인과 결과, 과정을 포착해 카메라에 담는 신속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경제학을 공부했다는 것은 단점이 아닌 장점이었습니다.

 

-KBS의 촬영 기자로 지원하기 위한 필수나 준비 조건은 어떤 것이 있는가?
 KBS는 서류 통과 비율이 낮습니다. 이번 신입사원 공채에서 전체 지원 인원이 만 명 정도 되었는데 서류는 그중 3분의 1만 통과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 준비가 중요합니다. 서류가 통과되지 않으면 공채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KBS는 한국어 능력평가시험을 보아야 합니다. 또 토익이나 기타 점수보다는 자기소개서나 학교나 사회에서 어떻게 활동을 했는지 다양한 활동 내역을 자세히 보는 것 같습니다.
 방송기자 직군에 속한 촬영기자인 만큼 필기시험에서 논술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 영상구성, 기본적인 시사상식과 카메라 이론을 알아야 합니다.

-촬영기자가 되기 위해 한 대외 경험이나 따로 준비한 것은?
 우리 학교 경제학부에는 18년 된 경제연구회라는 학회가 있습니다. 2번 회장을 맡았었는데 매 해 논문을 만드는 경험을 했고 이를 통해 논술 등 글 쓰는 것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상 구성 같은 경우 늘 꾸준히 뉴스를 방송사 끼리 비교해 보면서 눈에 익혔습니다. 제가 했던 대외 활동 중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라는 곳에서 대학생 명예 카메라 기자가 있습니다. 그 활동을 통해서 카메라 이론,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현역에 있는 많은 카메라 기자와 교류를 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외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사회복지재단에서 촬영과 관련 된 재능 기부를 했습니다. 재능 기부를 통해 제가 쉽게 살 수 없는 카메라를 이용해 활동을 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촬영기자로 합격하기 위해 했던 기본적인 공부는 어떤 것이 있는가?
 대학교 3학년부터 흔히 우리가 보수, 진보라고 하는 2가지의 신문을 비교하며 정독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사건을 볼 수 있고, 신문 2개 비교해 매일 시사교양을 정리하고, 두 신문이 겹치는 중요한 키포인트를 알아내는 눈을 길렀습니다. 논술을 위해 사설을 스크랩해 정리해 읽었습니다. 카메라 이론은 카메라기자협회에서 발행하는 협회보를 꾸준히 읽고, OBS 카메라 감독님이 쓰신 두꺼운 책이 있어서 학교의 디자인도서관에서 빌려 공부했습니다. 영상구성을 위해서는 어떤 사건사고가 터지면 제가 뉴스 콘티를 그려 보고 실제로 방송된 뉴스와 비교해 가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합격할 수 있었던 노하우나 방법이 있었다면 무엇이었겠는가? 없다면 어떻게 본인이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지난 학기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R=VD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리얼리티는 비비드 드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꿈을 꿔왔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고 경제학과에 방송에 관련된 취직을 하신 분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준비를 했을 뿐 별다른 노하우는 없습니다. 흔히 언론사 시험은 ‘운칠기삼’이라고 말하는데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운은 동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기입니다. 왕도는 없고 계속 공부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KBS에서 기자로 최종 합격하기까지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가?
 첫 번째는 서류전형입니다. 제 경험상 방송사는 스펙보다는 자기소개서 비중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KBS는 자기소개서가 자유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류를 통과하면 통과 인원에 한해 공채 시험을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직종의 시험이 비슷하지만 촬영기자의 경우에는 1교시는 논술과, 5~10개 사이의 시사 교양 약술을 봅니다. 2교시는 영상 구성과 카메라 이론으로 영상구성의 경우 컷 수는 15~20컷 사이로 그리면 됩니다. 카메라 이론도 5~10개 사이로 약술하시면 됩니다. 공채시험을 통과하면 그 다음은 인성검사와 실무면접을 봅니다. '데스크'라고 하는 실무에 있어 가장 높으신 분들이 들어오셔서 다대일로 실무적인 것, 인성적인 것을 물어봅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면접은 임원진 면접으로 사장님, 국장님 등으로 이루어진 분들이 다대일 면접을 봅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최종 발표가 나게 됩니다. 
 최종발표 후 KBS는 공사이기 때문에, 신원조회까지 통과하면 최종합격 후 예비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촬영기자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는가? 그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는가?
 방송국은 채용 일정이 정말 깁니다. KBS의 경우 접수를 7월부터 받았고 최종 발표는 10월  중순에 났습니다. 방송사들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1년에 한 번 뽑는 채용 일정도 불확실하고 인원도 매우 소수를 뽑습니다. 공부한다고 해서 합격한다는 기약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굉장히 심적으로 지치고 힘듭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이 아니면 절대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년은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졸업을 빨리 한 이유도 배수의 진을 치듯 이 시험에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나는 올해에 떨어져도 내년에 또 할 거고 내년에 떨어져도 그 다음해에 또 할 것’이라는 각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합격한 뒤의 소감과 주위 반응
 사실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합격해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저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KBS 촬영기자가 될 거라고 주변에 떠들고 다녔습니다. 합격 발표가 나자 주변 분들은 ‘네가 그렇게 원하니 되었구나.’ 하고 함께 기뻐해주었습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부모님께서 제일 기뻐하셨습니다. 처음 부모님은 저의 꿈에 반대하셨습니다. 촬영기자는 사건을 1인칭 시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취재 현장에 나가면 사건 사고에 휘말리거나 좋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신변의 위험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취재 보조할 때도 야밤에 취재를 하다가 각목으로 맞은 적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맞았던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는데 어느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에 반대를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것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제가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에 부모님도 이해해 주셨고 이제는 가장 뿌듯해 하시고 기뻐해주십니다.

 

-촬영기자로서의 나의 신념이나 목표가 있다면
 좋은 일, 나쁜 일, 슬픈 일, 분노하게 되는 일. 작으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 많습니다. 그러한 현장에 있는 제 모습이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기소개 때 현장에 살고 현장에 죽는 촬영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고인이 된 KNN 손명환 기자님은 효과적인 화면을 전달하기 위해 바닷가에서 태풍 ‘뎬무’를 촬영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순직하셨는데 빠지는 순간에도 카메라를 쥐고 순직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그러한 태도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래오래 그런 촬영기자로 일하고, 또 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촬영 기자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기회를 통해 촬영기자에 대해 알릴 수 있었으면 하고, 촬영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서 앞으로 국민대 출신의 촬영기자들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방송기자를 꿈꾸는 국민인에게 조언
 취재기자건 촬영기자건 자신이 정말 하고 싶다는 강한 생각과 그와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방송국에 취직한 사람치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앉아서 스펙만 쌓는 것이 기자의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방송국에 취재한 분을 보면 음악과, 연극 영화과 등 '이런 과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다양한 학과에서 기자가 되신 분이 많습니다. 학교나 학과가 별로라고 생각하고 스펙이라도 쌓아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방송기자에 대한 열정을 가진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국민대학교 차원에서의 더욱 다양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국에도 국민대학교 출신의 선배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현업에 계신 선배님들의 취업 특강 등의 정보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많은 국민인들이 내일의 KBS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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