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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國格높일 `글로벌 홍보전략` 세우자 / 조현진(평가기획 단장)
국가개조 과제로 대한민국 해외홍보 전략의 대대적 혁신도 포함시키길 바란다.
한국의 해외홍보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20~30년 단위로 새로운 전략을 취하며 발전해왔다.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보다 우월했던 50~60년대, 북한은 자국 체제 선전과 한반도 유엔군 철수 등을 주 내용으로 국제무대에서 공격적인 해외홍보를 추진했다. 이 시대 한국의 해외홍보는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한국을 차별하는 데 주력했으나 해외홍보라고 하기에는 예산도 전략도 그리고 여유도 없었다.
해외홍보는 70~80년대에 본격적인 틀을 갖춘다. 현 해외문화홍보원의 전신인 해외홍보관이 1971년에 설치된 것은 대한민국 해외홍보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70년대 중반 남북 경제규모가 역전되고 북한 콤플렉스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한국미술 5000년전` 같은 기획전을 통해 한국 고유 문화를 알리기 시작했다. 1979년에는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해외문화원이 개원되기 시작하면서 해외 현지에서 한국을 직접 알리는 새로운 전기도 마련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축제도 한국을 알리는 데 둘도 없이 좋은 장으로 활용됐다.
1990~2000년 초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한ㆍ일월드컵 성공 개최 이후 한국이 세계 지도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그동안 단발적이고 계기별로 추진됐던 해외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발족했고, 국가 첫 상징 슬로건인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가 확산됐다. K-POP과 영화 등 한국대중문화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자동차에서 휴대폰까지 한국 제품이 세계인의 제품으로 통하기 시작하면서 코리아는 소중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 태어났다.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 한국이 글로벌 어젠더 추종자에서 적극 참여자로 변신하게 되면서 해외홍보도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외홍보는 이제 지역별ㆍ주제별로 세밀한 접근을 요구하고, 선제적으로 홍보해야 할 사안도 늘었다. 동시에 아직도 한국에 대해 무지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게 당면 과제다. 코리아라는 브랜드는 이미 완성된 블루칩이 아니고 아직도 성장 중인 가치주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홍보는 큰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잇단 악재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외신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특집은 사라진 지 오래고, 특집을 기획하고 지원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위축됐다. 지난해 한국전쟁 종전 60주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적인 정치안정과 경제성장을 보인 한국을 홍보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기였다. 그러나 해외홍보 철학과 기획력 부족으로 소중한 기회를 날렸다. 제2차 대전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행사가 최근 국내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진 점은 해외홍보 담당자들이 반성하며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청와대 인사와 개각은 해외홍보가 새로 출발하는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대한민국 홍보를 총괄하는 청와대 수석이 새로 임명됐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홍보를 책임지는 해외문화홍보원과 아리랑 TV 등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새로 내정됐다. 월드컵으로 세계가 브라질을 주목하는 몇 주가 지나면 전 세계는 다시 보이지 않는 글로벌 홍보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전략을 과연 차분히 준비해 왔는가. 국내 현안에만 매몰되면 국격 높이기는 요원하다. 새 시대에 맞는 전략을 충실히 다잡는 건 신임 홍보수석과 문화부 장관의 또 다른 과제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_forward.php?domain=news&no=906829&year=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