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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시키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 / 이의용(교양대학) 초빙교수
어떤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승마를 했다. 그 결과 5kg이 줄었다. 사람이 아니라 말의 체중이.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말하고 학습자는 듣는 게 보통이다. 한쪽은 가르치고 다른 한쪽은 배우는 건 가장 오래된 교수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답이 하나일 때, 그 답을 교사만 알고 있을 때 사용된다. 그래서 지식 중심 학교교육에서 많이 쓰인다. 이러한 수업에서 학습자는 교사가 가르치는 걸 영화나 연극 관람하듯 구경하기 쉽다. 진짜 학습은 교사가 한다.
요한복음 2장에는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든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만일 교사가 자기가 묵상한 내용을 가르친다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학습자는 그걸 얼마나 기억할까? 이 장면을 드라마로 만들어보자.
첫째, 참석자들에게 배역을 준다. 작가, 낭독자, 배우(예수님, 마리아, 연회장, 하인1, 하인2, 하인3) 등. PD는 교사가 맡는다.
둘째, 작가가 PD와 상의해 성경 본문으로 대본을 만든다. 약간 각색을 해도 좋다.
셋째, 배우들이 PD의 지도로 맡은 역할을 연습한다.
넷째, 발표를 한다. 배우들이 역할 이름을 적어 가슴에 붙인다. 간단한 소품이나 복장을 갖추고 역할 연기를 한다. 이 장면을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한다. 역할 연기 대신 오디오 녹음을 해도 좋다. 녹음, 녹화한 것을 SNS로 공유한다.
다섯째, 역할 연기를 하면서 준비하면서 느끼고 배운 점을 발표한다. 성경 본문을 다시 읽어본 후, 교사가 내용을 정리해준다.
이것이 학습자 주도의 참여, 체험 학습이다. 학습자 스스로 대본을 만들고 성경의 상황에 등장해 역할을 해보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 경험한 것이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다.
남이 이야기하는 것에 집중하기란 정말 어렵다. 집중력이 약한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교사 혼자 아무리 외치며 가르쳐봐야 학습자에게 전달도 어렵고 기억에도 얼마 남지 않는다. 그래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강의 방식은 학교 교육에서도 사라져가고 있다. 설교자와 교사는 강단에서 내려와 PD나 작가처럼, 학습자를 돕는 조력자(Facilitator)가 되어야 한다.
성경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8, 9장에는 예수님의 이적, 비유가 여러 편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해보면 어떨까.
원문보기: pckworld.com/article.php?aid=8359832380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