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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한경 플라자] 우수학생 이공계로 이끌려면 / 류재우(경제)교수

  • 작성자 박정석
  • 작성일 05.12.13
  • 조회수 6031
[한국경제신문 2005.12.12 17:34:00]


이공계 인력은 과학기술 지식을 창조하고 생산에 응용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성장에 핵심적인 존재이다.

기술 및 지식집약적인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식기반사회에서 우수 과기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공계 기피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돼 있다.

예컨대 대입 수능시험에서 자연계열 지원자 수는 최근 7년간 반 정도로 감소했다.

그러나 양적인 기피는 아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대졸자 중 이공계 비율은 40%에 달해 20%에 못 미치는 미국 등에 비해 월등히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전공별 정원이 고정돼 있어 이공계 졸업생이 곧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별로없다.

문제는 우수한 학생들의 기피에 있다.

예컨대 수능 1등급 학생들 중 의학계를 제외한 자연계로의 지원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의학계 재입학을 위해 자퇴하거나 사법고시에 매달리는 학생들도 많다.

우리가 현재의 기술수준을 갖게 된 것이 1970~80년대에 우수 인력이 이공계에몰렸던 덕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왜 그런가? 상황을 과장해 선정주의적인 보도를 한 언론 탓도 있다.

남들은 다 이공계를 기피한다는데 내 자식을 보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정·관·언론계에 이공계 출신이 적다는 현실도 문제이다.

사회적인 발언권이 없고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경제적 측면에 있다고 본다.

이공계 인력에게는 불리한 면들이 있다.

우선 공부가 힘들며, 습득한 지식도 빠른 기술 진보 때문에 빨리 쓸모가 없어진다.

실험설비, 공장이 있는 현장에서 근무를 하니 재해의 위험에도 노출되고 지방근무도 해야 한다.

과기인력의 원활한 공급은 이들 불리한 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때에만기대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엔지니어의 임금은 일반 대졸자에 비해 20~50%가량이나 높다.

반면 우리나라의 이공계는 임금상의 이점이 거의 없다.

최상층 소득자의 경우 이공계의 상대적인 소득이 낮아지고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소득이 늘면 더 편한 것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이공계 직업에 대한 보상이높지도 않고 나아지고 있지도 않으니 기피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병역혜택, 관계나 정계로의 진출 배려 정책들은 나름대로의미가 있다.

과기인력 다수가 종사하는 연구기관 내에서의 발언권을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처우가 충분치 않다는 데 문제의 근원이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책도 거기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 왜 이공계의 보수가 외국에 비해 낮은가?

우선 이공인력이 과다 공급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생산성이 낮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특히 공학분야를 중심으로 현장성 응용성을 강화하는 교육혁신이 필요하다.

이공계는 특히 자영소득이 낮게 나타나는데, 경제 경영 교육을 강화시켜 경영마인드를 키워줄 필요가 있다.

생산성은 높지만 경직적인 호봉제 때문에 임금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연공급제를 개선하고 직무급이나 생산성 연봉제를 도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이공계 기피는 의약계 또는 법조계 선호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들 직종에서는 엄격한 정원관리 또는 진입제한을 통해 높은 소득이 보장되고있다.

이들의 진입장벽을 과감하게 철폐하는 경우, 의료 및 법률 서비스 공급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이공계의 상대적인 매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