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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완구는 아이디어로 몇 배 수익 내는 창조경제 / 한찬희(회계정보학과 93) 동문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14.01.16
  • 조회수 9445

올해부터 해외 진출 본격화… 美·日서도 수입 제안 들어와
또봇 갖고 놀던 아이가 어른이 돼 자신의 아들에게 또봇 사주는 것 보는 게 꿈

"'또봇'을 개발할 때 수출을 목표로 삼진 않았어요.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자'는 데 집중했는데 그게 오히려 지금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흡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완구 시장에서 '또봇'으로 글로벌 기업 레고의 로봇 장난감 '키마'를 눌러 화제가 됐던 중소기업 영실업의 한찬희 대표(40)는 "올해부터 또봇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데 반응이 좋다"며 "특히 미국·일본 캐릭터에 피로감을 느낀 외국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또봇은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캐릭터이자 장난감이다.

올 2~3월 국제 필름 시장에 또봇 만화영화가 출품되는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또봇 장난감이 수출된다. 한류(韓流) 열기가 높은 동남아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수입 제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한찬희 대표는 10년 전 생후 21개월 된 딸을 위해 "'외국 장난감 이외에 한국 장난감도 갖고 놀게 하자'는 생각으로 또봇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또봇 중에서 여자 아이가 로봇 조종사로 나오는 '또봇 D'는 한 대표의 딸을 생각하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국내 완구 시장은 OECD 34개 회원국 평균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너무 협소해요. 높은 교육열과 완구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투자를 받으려고 해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완구를 잘 활용하면 교육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몇 배의 수익을 내는 '창조경제'의 대표 상품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2000년대 중반 '뽀로로'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로봇 캐릭터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 받은 투자로 2009년에 또봇을 만들었고 2010년 또봇을 주인공으로 만화영화도 제작했다. 뮤지컬계에서도 제안이 들어와 올해는 또봇이 뮤지컬에도 나간다. 작년의 '대박'은 이런 후속 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는 아직 많다. 먼저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영실업은 1997년 IMF 위기 때 생산 공장을 다 팔고, 외주 생산을 하고 있다. 주로 경인(京仁)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고 조립을 한다. 중국에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싼 인건비 등으로 훨씬 경제적이지만 한국 캐릭터니까 한국 공장에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생산지가 가까워야 서울 본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금방 공장에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작년 말에는 모든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해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또봇 물량을 감당할 수 없었어요. 중간 매니저급 인력을 포함해 일할 사람이 너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저희도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옮길 수밖에 없어요. 제조 공장은 모든 산업의 핵심 기반인데 이런 공장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합니다."

한 대표는 국민대를 졸업한 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에서 일하다가 2002년 영실업에 입사해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했다. 그의 목표는 영실업을 미국 마텔, 일본의 반다이나 다카라토미처럼 강하면서 오래가는 '장수(長壽) 완구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봇을 갖고 놀던 아이가 어른이 돼 자신의 자녀에게 또봇 장난감을 사주는 것을 보는 게 그의 꿈이다.

한 대표는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초심(初心)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또봇을 만들 때 원한 캐릭터는 '아이들을 안 좋은 것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또봇 만화에는 폭력 장면이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또봇 캐릭터로 만화영화를 제작하든 뮤지컬을 만들든 저희는 대사를 만드는 세부 작업에도 무조건 참여합니다. 재미나 인기만 좇다가 저희가 처음 추구했던 원칙이 깨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봇을 최소 30~40년 넘게 지속되는 명품 브랜드가 되도록 키울 것입니다."

원문보기 : 조선비즈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14/201401140436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