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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소비자가 뽑은 신뢰 브랜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키워드는 일관성 / 지준형(언론정보학부) 교수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14.01.14
  • 조회수 8281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열심히 뛰었다.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아 우리 기업들은 더욱 박차를 가해 뛸 것이다. 그러나 어디를 향해 뛰고 있는가? 또한 그 뜀박질의 결과물은 무엇인가? 우리 기업들의 뜀박질이 방향성 없는 분주함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진일보가 되기 위해서는 그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framework)가 있어야 한다. 본 기고문이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구조를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마케팅, 브랜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정체성, 브랜드 포지셔닝...현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어떤 용어들은 그 의미가 비슷해서 이러한 용어들이 전부 필요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위의 용어들은 각기 서로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이 용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기업만이 위에서 언급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

우선 '마케팅'은 제품·서비스의 생산, 가격, 유통, 프로모션에 대한 계획 및 실행을 가리키는 용어로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이 특정 브랜드명이 붙여진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면 '브랜딩'이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레이저 프린터를 생산·판매하는 활동은 마케팅이고, 갤럭시를 생산·판매하는 활동은 브랜딩이다.

브랜딩의 핵심은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에 대해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달리 얘기하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또는 느낌'을 가리킨다. 특정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는 매우 다양한 생각들 및 느낌들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생각 하나하나, 느낌 하나하나를 가리켜 '연상'이라고 한다. '브랜드 개성', 즉 '특정 브랜드를 어떤 성격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또한 이러한 연상들 중 하나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특정 브랜드에 대해 일관성 있는 연상들을 갖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므로 브랜딩은 마케팅에 비해 훨씬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기업은 광고, PR, 이벤트, 세일즈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사용한다. 각 기법은 전통적 매스 미디어 또는 여타 새로운 미디어를 사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다시 ATL(Above The Line) 또는 BTL(Below The Line)로 나뉜다. 사용하는 기법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에 대해 갖게 되는 연상들 또한 다양해진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브랜딩의 핵심은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에 대해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즉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되 각 기법을 통해 형성되는 연상들 간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IMC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보다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 즉 '해당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이미지를 갖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때 경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연상을 분석함으로써 어떤 유사한 연상들과 차별적 연상들을 갖도록 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포지셔닝 전략'이라고 부른다. 결국 포지셔닝 전략은 IMC 전략의 구성요소들 중 하나다.

IMC전략의 수립 및 효과적인 집행을 통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에 대해 기업이 원래 의도했던 연상들을 형성하면 유사한 품질의 경쟁사 제품·서비스에 비해 훨씬 더 긍정적인 태도 및 그 외 긍정적인 반응(예: 구매의도, 충성도 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러한 브랜드를 ‘자산·가치가 높은 브랜드’라고 부르며, 종종 구체적인 금액으로 수치화해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 많은 기업들이 한 개가 아닌 복수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그러므로 각 제품과 서비스의 성공은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기여 정도 및 다양한 기업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더해져 해당 기업의 ‘명성’이 형성된다.

그럼 위에서 설명한 구조를 바탕으로 기업은 어떤 작업을 해야 할까? 우선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서비스들 중에서 마케팅을 통해 관리할 부류와 브랜딩을 통해 관리할 부류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서비스의 성공 여부가 기업의 명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마케팅보다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을 통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브랜딩을 통해 관리할 제품·서비스가 결정되면 해당 브랜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브랜드 정체성’과 ‘브랜드 이미지’의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 즉 해당 브랜드에 대해 기업이 원래 의도했던 연상들이 소비자의 머리 속에 잘 자리잡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광고 한편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서 이 광고가 브랜딩 관점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광고로 인해 형성된 의도하지 않았던 연상으로 인해 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이 방향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브랜딩은 대박에 대한 기대가 아닌 체계적인 분석, 즉 강화, 보완, 또는 수정이 필요한 연상들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은 각 작업을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TL 및 BTL 전략을 수립해서 집행한다. 이것이 곧 IMC의 본질이다. 많은 기업들이 IMC라는 미명하에 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분석작업이 선행되지 않은 채 ATL 및 BTL의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다.

우리 기업은 어떨까? 아무쪼록 2014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진정한 의미의 IMC를 구현함으로써 성공적인 브랜딩을 진행해 나가길 소망한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13/20140113024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