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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포럼] 교통 안전과 좌석 안전띠 높이 / 구상(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작성자 김예나
  • 작성일 17.12.06
  • 조회수 5669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종류의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그것은 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주거지와 직장이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기도 하므로, 필연적으로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된다. 교통수단의 종류도 승용차, 버스, 트럭, 열차, 비행기 등으로 다양하고, 그 중에서 승용차를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은 아마 가장 흔한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지만 비록 '운전'이 이제 일상이 됐지만, '자동차 운전'은 자신과 나아가 타인의 안전과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는 매우 난이도 높은 '작업'이기 때문에, 단지 차를 모는 것이 아니라, 많은 주의가 요구되는 행위인 것만은 틀림없다.
 
대체로 사람은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한다. 컴퓨터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 즉 인터넷 검색을 하는 동안 프린터로 출력을 하는 등 서로 다른 종류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람의 두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서 운전 중의 휴대전화기의 사용이 금지되는 것이다. 물론 전화기와 연결된 스피커나 이어폰, 그리고 마이크를 사용해서 양 손이 자유로운 상태가 유지될 경우에 통화는 허용이 되지만, 전화기를 직접 조작해서 이루어지는 통화행위 자체는 금지는 물론이고, 적발 시에 벌점과 벌금까지도 부과된다. 운전 중에 통화를 하게 되면, 전방의 상황 파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 사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으로 운전 중의 흡연에 대해서 우리는 관대한 편이다. 그러나 독일 등에서는 운전 중 흡연까지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속도 무제한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의 주행은 매우 높은 주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시가 라이터(cigar lighter)와 재떨이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필요시에 설치도 가능하다. 

한편 최근에는 운전자들이 안전띠 착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안전띠 장착이 의무화된 것이 1970년대 중반 무렵이었고,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자를 비롯해서 탑승객 전원의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 것이 1980년대 초 즈음이었다. 이제는 모든 도로에서 의무화됐다. 그렇지만 안전띠를 맬 경우 답답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당수의 차량들에는 안전띠의 잡아당기는 힘을 줄여주는 이른바 텐션 리듀서(tension reducer)가 장착되기 때문에, 안전띠를 맨 직후 최초의 몇 초 정도는 답답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그다지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장력이 알맞게 유지되도록 설계되고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차량들에 장착된 것이 안전띠 높이조절장치다. 안전띠 높이조절장치는 대부분의 승용차에서는 앞좌석용 안전띠에 장착돼 있다. 승용차의 B필러, 즉 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에 앞좌석용 안전띠를 잡아주는 앵커(anchor)가 설치돼 있는데, 이 앵커의 높이를 10cm 내외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다. 이것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이유는, 키 큰 탑승자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 모두 맞추기 위함이다. 

실제로 가장 이상적인 앞좌석 안전띠 앵커의 높이는 안전띠 착용 시에 안전띠가 자신의 어깨를 타고 넘어가는 높이다. 그런데 앵커를 높은 곳에 맞추게 되면, 안전띠가 목 부근을 지나가게 되므로, 사고 시에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안전띠 앵커의 높이를 가장 아래쪽으로 낮춰 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안전띠가 탑승자의 어깨를 지나가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무심코 앵커 높이를 높게 해두거나, 혹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물론 필자는 가장 낮게 맞춰 놓았다. 

비록 사소한 부분이지만, 앵커의 높이는 안전띠의 본래의 목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앵커의 높이 조절도 손쉽도록 디자인 돼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안전띠를 정확하게 착용한다면,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일상이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120602102251052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