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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금강산서 첫 시화전 / 우리대학 신대철(국문) 신장식(미술)교수 주도로

  • 작성자 경향
  • 작성일 04.03.29
  • 조회수 9520
2004년 03월 28일 (일) 19:56

‘나는 벼랑 끝에 엎드려/구름 흐르는 대로/장전항에서 온정리로 들어온다,/풀 매는 할배와 이불 너는 아낙과/뵈지 않을 때까지 흔드는/아이들의 웃는 손에 이끌려/군사분계선을 막 벗어나온다,/비로봉에서 지리산으로/백두대간 줄기차게 뻗어 내려간다.//오, 지리산에 살다 죽어도/백두산에 살다 죽는 한 핏줄이여’(신대철의 시 ‘금강산에 살다 죽어도’ 일부)

백두대간을 순례하며 우리땅의 아름다움과 민족의 정신을 시로 읊어온 시모임 ‘빗방울화석’ 소속 시인 20명이 다음달 4·5일 금강산 구룡폭포와 만물상 일대에서 시화전을 연다. 북한의 금강산 관광안내원과 주민들이 상주하는 금강산 역내에서 우리측 문화행사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화전 출품작은 신대철 시인(국민대 국문과 교수)의 ‘백두대간을 타고 2’ ‘온정리 가는 길’ ‘금강산에 살다 죽어도’ 등 3편을 비롯해 김택근 시인의 ‘망장천, 마시면 지팡이를 버린다는’, 조재형 시인의 ‘비봉을 타다’ ‘토왕성빙폭’ 등 24편이다. 그림은 10년전부터 금강산 그림에 주력해온 서양화가 신장식 화백(국민대 예술대학장)과 그의 제자들이 그렸다. 이번 시화전은 ‘빗방울화석’ 시인들이 지난해 9월부터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여러차례 등반하면서 기획됐다. 1994년 출범한 이 모임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생태·문화 답사를 하면서 현장의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시를 창작하고 ‘산늪’(나무생각·2001년), ‘곰배령 넘어 그대에게 간다’(웅진닷컴·2002년), ‘빙폭’(평민사·2003년) 등의 공동시집을 묶어냈다.


최근에는 금강산 세존봉·비봉폭포·구룡폭포 등지를 다녀왔는데 그 성과가 담긴 금강산 시화전 출품작을 중심으로 4번째 공동시집 ‘금강산에 살다 죽어도-백두대간 시집’(평민사)이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시화전 실무를 맡은 조재형 시인은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남과 북의 사람들이 각자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며 “북쪽의 웅대한 자연을 접하면서 느낀 감격과 순박하고 친절한 주민들과의 교감이 이번 시들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빗방울화석’ 시인들은 시화전이 열리는 동안 다시 방북해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