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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홍성걸 칼럼] 문민정부 30주년에 돌아보는 한국 정치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3.02.28
  • 조회수 153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로 박정희 정부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탄생한 지 만 30주년이 되었다.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었지만 당시 민주화 세력은 각자의 집권욕을 버리지 못해 노태우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줬었다. 정치 세력의 구조 변화 없이는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김영삼은 여소야대 정국을 벗어나려는 노태우 정권 및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합당을 통해 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을 창립했다.


1993년 2월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박정희 정부 이후 산업, 금융, 노동 등 경제 제 분야에서 국가의 적극적 개입 중심의 노동배제적 권위주의 체제에서 1987년 민주화 성공을 바탕으로 시장 중심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이행 과정에 있었다. 소수 재벌 중심의 자본 축적 체제가 고도성장의 기반으로서 긍정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동시에 경제력의 과도한 집중과 비효율, 불공정한 분배 구조를 잉태하고 있었다. 민주화는 억눌렸던 재분배 요구가 일시에 촉발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1988~1995년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무려 14.9%로 저임금 노동력에 의한 수출은 한계에 이르렀다.


국제사회에도 급속한 구조적 변화가 이어졌다. 냉전 구조의 해체와 동구권 국가들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편입이 급속히 이루어졌다. 인터넷이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기반의 '신경제'(new economy)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보통신 혁명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GATT를 대체할 WTO의 형성이 구체화되면서 미국 주도의 신세계무역질서가 나타났다.


김영삼 정부가 맞이한 국내외의 구조적 변화는 여전히 중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로서는 사실상 죽고 사는 문제일 만큼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병'을 치유하여 '신한국'을 창조하자는 슬로건과 '세계화'와 '정보화'를 기치로 권위주의 청산, 하나회 해체, 율곡사업 등 군내 비리 척결, 공직사회 윤리 강화와 공직자 재산등록제, 금융실명제, 국회와 선거제도 개혁, 지방자치제 등 수많은 개혁 조치를 쉼없이 추진했고, 대부분을 완료했다. 비록 임기 말 노동 개혁의 실패와 아들 김현철의 구속, 그리고 이어진 IMF 외환위기를 피하지 못해 비난 속에 퇴임했지만, 문민정부 5년의 성과는 지금 생각해 봐도 어떻게 그 많은 개혁을 그토록 짧은 기간 동안 달성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취임한 지 1주일 만에 그는 앞으로 정치자금을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이를 지킨 것도 이후 정치와 선거 개혁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경제적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에겐 삼성, 현대, LG, SK 등 국가대표급 기업이 있고, 이들은 문민정부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지만 한미동맹을 비롯한 안보 체제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이미 보편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과학기술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강해 사실상 G8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일부 평가기관은 우리나라를 일본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린 필요한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바로 정치의 후진성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알량한 이익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속이고 있다. 유튜브나 SNS에는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그것이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확대재생산된다. 지식인과 정치평론가들조차 중립적 시각은 찾아볼 수 없고 모두 특정 정파 편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 중 존경은커녕 신뢰받는 사람이 없다.


어느 정부든 똑같은 5년이 주어진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문민정부가 처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은 일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개혁만을 생각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여소야대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개혁이라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 총선에 이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도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을 선출한 국민의 뜻이고, 대통령 윤석열의 역사적 소명이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