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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빨간 벽돌이 1000달러에 팔리는 이유 [경영칼럼] / 이종민(광고홍보학전공) 교수

  • 작성자 이해인
  • 작성일 23.04.06
  • 조회수 241


이종민
서울시 브랜드 개발
전문자문단 위원장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

 

천달러짜리 빨간 벽돌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바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이 만든 슈프림브릭(Supreme Brick)이다. 주변의 공사장이나 베란다 화분 밑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보통의 빨간 벽돌이다. 그런데 슈프림이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는 이유로 미국 이베이에서 1000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슈프림이 최초 한정판으로 발매할 때는 개당 가격이 30달러였다. 이후 이베이를 통해 팔린 가격은 자그마치 1000달러가 넘었다. 슈프림이 어떤 목적으로 벽돌을 판매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힌 바가 없지만, 이와 같은 돌발적인 제품을 통해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강조됐고 브랜드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위 사례는 브랜드의 실체와 허상에 대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브랜드란 경제적 가치를 가진 무형의 상징물이다.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우호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브랜드는 제품 사용 가치를 넘어서는 이미지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결국 브랜드를 통한 소비자 상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요소가 된다.

 

최근 기업 환경은 산업 사회 초기의 생산 지향 관점에서부터 제품 지향, 유통 지향 단계를 거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런 산업 환경 속에서 브랜드는 제품에 부착된 단순한 식별의 용도가 아닌 기업 그 자체를 표현하는 무형의 자산으로 평가된다.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많은 연구자들이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 지표와 방법을 개발 중이다. 정성적(qualitative) 측면과 정량적(quantitative) 측면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측정과 평가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국제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은 미국 인터브랜드가 있다.

 

인터브랜드는 해마다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Best Global Brand) 100개를 선정한다. 2022년 말 발표 자료에 따르면 1위는 애플(Apple)이다. 브랜드 가치는 4822억달러에 이른다. 그 뒤로는 2위 마이크로소프트(2783억달러), 3위 아마존(2748억달러), 4위 구글(2517억달러) 순이다.

우리나라 브랜드로는 5위 삼성(876억달러), 35위 현대자동차(173억달러), 87위 기아(66억달러)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상위 100대 브랜드의 전체 가치가 2021년 대비 16%나 증가하며 3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제 결론은 분명해진 것 같다. 슈프림 벽돌 사례처럼 흔하디 흔한 빨간 벽돌을 1000달러에 거래되도록 만드는 놀라운 부가가치 창출의 힘이 브랜드 가치다. 이를 이해한다면 기업들은 당연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3호 (2023.04.05~2023.04.11일자) 기사입니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