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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바뀐 규칙 잊은’ 매킬로이, 추가 2벌타… ‘무벌타 구제’ 클라크, 우승 행운[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채원
  • 작성일 24.05.02
  • 조회수 301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골프 규칙 ‘아는 것이 힘’

매킬로이, 개정된 규칙 까먹어

홀과 직후방선 아닌 우측 드롭

벌타 먹고 선두 경쟁서 중위권

클라크, 쥐구멍 옆에 멈춰선 공

경기위원 확인 뒤 무벌타 드롭

3R 60타로 ‘코스 최소타’ 기록

 

 

 


우리가 아는 속담이나 격언 중에는 가만 보면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의외로 많다. 이를테면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시간은 금이다”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와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등이 대표적이다.


솔직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곤란할 지경이다. 이렇듯 많은 속담과 격언들이 상호 모순적인 것은 이것이 엄밀한 과학적 절차를 거쳐 검증된 연구 결과나 이론이 아니라 대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시쳇말로 ‘뇌피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골프 규칙에 관한 한 아는 만큼 힘이 되는 것이 진실이다. 지난 2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도 골프 규칙에 대한 지식 차이로 두 골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회 1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부적절한 드롭으로 2벌타를 받았다. 파5 7번 홀(549야드)에서 매킬로이가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코스 왼쪽 나무 아래 떨어졌고, 공을 치기 어렵다고 판단한 매킬로이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1벌타를 받고 드롭을 한 매킬로이는 보기로 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후 드롭 과정에서 지난 2023년 새롭게 바뀐 ‘언플레이어블 볼 구제’에 관한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서 추가로 2벌타를 받았다. 성적은 트리플보기로 바뀌었고 이때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던 매킬로이는 순식간에 중위권으로 순위가 밀려나고 말았다.


매킬로이는 이전 규칙대로 홀과 공이 있었던 지점을 연결한 가상의 직후방선상으로 임의의 기준점을 정한 뒤 여기서 홀에 가깝지 않게 뒤쪽으로 한 클럽(보통 드라이버) 길이 이내의 구역에 공을 드롭하면서 플레이에 방해되는 전방의 나무를 피해 최대한 오른쪽에 공을 떨어트렸다. 과거라면 문제가 될 게 없었겠지만 바뀐 규칙에서는 매킬로이가 구역 내 오른쪽이 아니라 반드시 홀과 공의 직후방선 위에 공을 떨어트려야 했다. 매킬로이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2023년 1월에 규칙이 바뀌었는데 그 사실을 잊은 채 예전의 규칙대로 드롭하는 실수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예년보다 빨리 1월에 새 시즌을 시작한 매킬로이는 두바이에서 열린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 2대 대회에 연속 출전해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힐 만큼 경기력이 좋았지만 안타까운 규칙 위반 실수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대회에서 미국의 윈덤 클라크는 3라운드에서 해박한 골프 규칙 지식 덕에 코스 최저타 기록을 작성했다. 클라크는 파4 16번 홀(408야드)에서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안전하게 3번 우드로 티샷을 했다. 하지만 공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페어웨이 왼쪽의 깊은 러프에 빠졌다. 발목을 가릴 정도로 깊은 러프인 데다 하필이면 클라크의 공이 쥐가 파놓은 구멍 옆에 놓여 있었다.


클라크는 경기위원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고 경기위원은 쥐구멍임을 확인한 뒤 무벌타 구제를 선언했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동물이 만든 구멍, 수리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또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과 같은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에 의해 플레이가 방해받는 경우 벌타 없이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을 정한 뒤 홀에 가깝지 않은 한 클럽 내 구역에 드롭할 수 있다. 결국 드롭으로 더 좋은 위치에서 샷을 하게 된 클라크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파를 지켰다.


이날 클라크는 이글 2개, 버디 9개를 쓸어 담으며 12언더파(60타)로 기존 코스 최소타 기록 62타를 갈아치웠다. 이날의 호성적으로 클라크는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다음 날 4라운드가 기상 악화로 취소되는 운까지 따라주면서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8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