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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인사이트] 우아한데 발칙하다…부조화가 빚은 혁신 / 구상(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베스트 5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자인적으로 주목받은 차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가 명확하게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국산차는 기아차 스팅어와 현대차 코나, 제네시스 G70다. 후륜구동 준대형 세단인 스팅어는 국산 최초의 스포츠 해치백 세단이다.
해치백이면 해치백이고, 세단이면 세단이라는 구분이 익숙한 현실에서 '해치백 세단(hatch back sedan)'이라는 용어 자체는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산 승용차 최초의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에 해치백(hatch back) 구조를 가진 스포츠 세단 콘셉트 차량임은 틀림없다. 스팅어는 2011년에 기아차가 공개했던 'GT 콘셉트'의 양산 모델이면서 콘셉트카의 전위적 조형 성향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맥락에서 전위적 디자인 특징이 가장 강한 차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모델은 현대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코나다. 코나는 전면에 현대차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사용되고 있는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됐다. 그릴 위쪽에는 슬림한 디자인의 공기 흡입구를 넣었는데 이는 좌우의 주간주행등과 연결감을 주는 요소로 쓰이고 있다. 주간주행등 아래에 하키 헬멧 형태를 모티브로 한 전조등이 달려 있다. 이런 방식의 분리형 램프 구성은 SUV 전조등을 승용차의 높이로 낮추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승용차 운전자들의 눈부심을 방지해 야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SUV와 승용차 간의 충돌 사고 때 범퍼 높이 차이로 인해 승용차의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는 설계이기도 하다. 코나의 디자인은 신세대인 디지털 원주민 세대들의 감각에 다가선 조형미를 갖췄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세 번째 모델인 G70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처음으로 선보인 중형 고급 승용차다. G70의 차체 제원은 길이 4685㎜, 폭 1850㎜, 높이 1400㎜, 축간거리 2835㎜다. 국산 중형 승용차인 쏘나타 뉴 라이즈의 길이 4855㎜, 폭 1865㎜, 높이 1475㎜, 축거 2805㎜와 비교하면 170㎜ 짧고 15㎜ 좁고 75㎜ 낮지만 축거는 30㎜ 길다. 즉 쏘나타보다는 차체가 작지만 축간거리는 오히려 긴 후륜 구동 승용차로서 역동적 성능과 감성을 추구하는 차량 콘셉트를 갖췄다는 뜻이다.
디자인의 다양성을 잘 보여준 수입차는 렉서스 LC다. 콘셉트카를 그대로 양산한 것 같은 느낌의 렉서스 LC 500은 기존의 고급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고급승용차의 모습을 추구했다. LC는 콘셉트카가 그대로 양산된 것 같은 디자인으로 '미래의 자동차'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렉서스가 '감각을 통한 고급'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시장은 언제나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자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소비자들에 의해 예상 밖의 방향으로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남들이 타므로 나도'라는 관점으로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각 차종이 지향하는 가치와 소비자 특성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구체화시켜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런 관점에서 스팅어와 코나, 제네시스 G70, 렉서스 LC는 올해 자동차 디자인의 다양성을 잘 보여준 차량들이다.